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허풍선이 남작의 기상천외한 모험! 남작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모험에는 약간, 아니 아주 많이 ‘허풍’이 섞여있다. 그래서 거짓말 같은 것은 하지 않는다는 그의 이야기가 과연 진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익살과 재치가 넘치는 허풍선이 남작의 경험담을 듣게 되면, 어느새 그 모험 이야기에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약간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점 읽어갈 수록 그의 이야기가 ‘거짓말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진짜 그의 이야기인지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모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그 안의 주인공이 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물론 그의 이야기는 허풍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대포를 타고 하늘을 날고, 탄약 대신 베이컨 조각으로 오리 6마리를 잡을 뿐만 아니라 술주정뱅이 고래 배 속에 들어가는 등 황당무계한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의 세계로 독자들을 안내해준다. 실제는 아니지만, 그의 상상력과 허풍이 이루어낸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듣다보면, 이 책은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다른 판타지 소설처럼 마법이나 주술 같은 것이 나오지는 않지만, 단지 허풍으로만 이루어진 허풍선이 남작만의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이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는 남작과 친구들의 태도도 웃음을 이끌어낸다.
누가 들어도 과장된 허풍이라고 생각할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이야기 사이사이에 자신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어이없는 남작의 태도도 이 책의 흥미로움에 한 몫을 끼진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이야기를 듣는 친구들의 반응이 이야기에 추임새를 넣어 재미를 더해준다.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을 읽을 때는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의 모험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선에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모험이기 때문이다.
현실에 사로잡힌 채 이 이야기를 읽으면 그냥 한 남자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실을 따지지 않고 즐긴다면 이렇게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이게 바로 재미있는 허풍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무엇이든지 정해지고 결정되어 있는 현실에서 잠시 빠져나와 새로운 재미를 알고 싶다면,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남작의 모험담을 즐겨보면 좋을 것이다. 그의 친구들처럼 남작의 이야기 도중도중에 흥겨운 추임새도 넣으며 그의 이야기를 즐겁게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이라는 책은 다른 유명한 소설처럼 잘 짜여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등장인물 사이의 감동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직접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진지한 생활에서 나와 재미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면, 허풍선이 남작에게 찾아가 그의 모험담을 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