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
이 책을 보니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불렀던 동요가 생각나네요.
그 시절에는 차가 귀했고 걷는 것보다 빠른 수단이 바로 자전거였으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어른들을 보기는 쉽지 않아요.
지금은 일부러 자전거로 운동하는 사람들 외에는
굳이 힘들게 페달을 밟아가며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없으니까요.
TV 동화 빨간 자전거는 야화리에서 우편배달을 하는 집배원 아저씨의 이야기랍니다.
작은 시골 마을에서 빨간 자전거로 우편물을 전달하며 그곳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나씩 들려주고 있어요.
현재 텔레비전에서도 방영하고 있다던데 저는 이 프로를 본지 한참이나 되었어요.
애니메이션과 성우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동화를 듣고 있노라면
마음이 짠할 때도 있고, 행복이 어떤 것인지 느낌이 스르륵 전달되거든요.
소소한 일상 속에서 작은 것에 행복감을 느끼고, 사람이 살아가는 냄새가 난다고나 할까요?
텔레비전에서 얼마 보지는 못했지만 책을 보면서 그때 보았던 그 느낌이 고스란히 배어오는듯 했어요.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는 편지는 우체부 아저씨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었는데요.
그때 친구들과 주고 받았던 편지가 지금도 상자 가득 모아져 있어요.
아주 가끔 상자를 정리하다가 편지를 펼쳐보기도 하는데
그 편지를 보고 있노라면 학창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나기도 하고
그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며 즐거웠던 시간들을 떠올려 보며 혼자서 얼굴에 미소를 지어본답니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하여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자마자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지만
그때 그시절의 손편지의 느낌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랍니다.
자판을 이용해서 쓴 편지가 아닌 손으로 쓴 손편지가 주는 느낌은 편지를 통해서만 느낄 수 있으니까요.
빨간 자전거는 시골 마을 야화리가 배경인 만큼 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사연이 많이 들어있는데요.
주로 어르신들만 계신 이곳에서 편지를 전달해주는 집배원 아저씨는 바로 행복 전달부가 아닐까 싶어요.
공부하려면 잘 챙겨 먹어야 한다면서 점심 시간에 맞춰 따뜻한 밥을 가져다 주시던 할머니는
몸이 편찮으신 날도 손주 도시락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이런 할머니의 옆에서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해 주는 사람이 바로 빨간 자전거를 탄 집배원이랍니다.
낡은 그릇을 쓰던 며느리는 시어머니를 위해서 새 그릇을 장만해 주고
그동안 쓰던 그릇을 쓰레기장에 버리게 되는데요.
할머니에게는 그 낡은 그릇들에 담긴 사연들이 다 들어 있더라구요.
낡고 오래되었지만 차마 버릴 수 없었던 그릇에 담긴 애뜻한 사연들 때문에
할머니는 쓰레기장에서 그 그릇들을 다시 찾아온답니다.
할머니에게 팔베개를 해주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의 기억을 잠시나마 할아버지의 품안으로 돌려놓기도 해요.
사람에 실패해 시골로 내려와 은둔생활을 하는 친구를 위해
집배원 아저씨의 힘을 빌려 등기로 등장한 친구들 이야기를 보면 힘이 나기도 합니다.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전기가 끊긴다는 편지를 받은 할머니를 대신해
카메라를 사려고 모아두었던 돈을 과감히 할머니의 전기세를 내드리는 집배원을 보고 있노라면
따뜻한 마음이 눈처럼 소리없이 쌓이기도 하지요.
다이어트 하는 할머니를 위해 집배원에게 부탁을 해서
통닭으로 다이어트를 끝내게 하는 할아버지의 마음도 역시 집배원이 한몫하는데요.
저는 빨간 자전거 이야기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집배원에게 아메리카노를 준다면서
검은콩을 볶아서 만든 커피를 준 할머니 이야기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할머니의 마음을 읽었는지 맛있다면서 볶은콩물을 마신 집배원의 마음 깊이를 느낄 수 있었고
상을 받기로 한 날에는 만삭인 리엔을 병원에 옮기느라 상을 받으러 가지도 못했지만
그 어떤 상보다 큰 상을 받았다면서 뿌듯해했습니다.
TV동화 빨간 자전거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이런거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돈만 많아 정이 없고 삭막한 것보다 야화리 마을 이야기처럼 돈이 없어도
정이 넘치고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것이 진정으로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싶어요.
빨간 자전거 북트레일러를 보니 다시 TV동화를 보고 싶어져요.
아름다운 풍경과 이야기 속에서 행복감이 절로 느껴지는 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