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미터 높이에서 떨어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바닥에 떨어지기까지는 1.4초가 걸린다. 떨어지는 속도는 시속 60킬로미터. 상상만 해도 무섭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 매일 수십 번 이 동작을 반복하는 세 소년이 있다. 다이빙 선수로서 꼭 필요한 뛰어난 동체시력(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히 포착해내는 능력)을 타고난 다이아몬드 눈동자의 사카이 도모키. 다이빙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MDC의 에이스 후지타니 요이치. 그리고 천재 다이빙 선수 오키쓰 시라하의 손자이자 남들과는 어딘지 다른, 자신만의 다이빙을 하는 오키쓰 시부키까지. <다이브>는 이 세 소년과, MDC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 줄거리 —————————————————–
도모키와 요이치, 료, 레이지는 MDC, 미즈키 다이빙 클럽의 멤버이다. 다이빙이라는 비인기종목을 다루는 MDC는 미즈키 사의 눈총을 받으며 폐쇄 위기에 처하는데, 이 즈음 다이빙에 무한한 애정과 열정을 가진 새로운 코치, 아사키 가요코가 MDC에 찾아온다. 훈련 첫날, 하루 종일 풀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하게 하고 보디 얼라이먼트만 연습시키는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훈련 방식에 선수들은 당황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사키 코치의 지도에 선수들은 날로 성장하고, 그녀는 새로운 멤버를 영입한다. 시합에는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는, 아니, 아예 풀에서 다이빙을 해 본 적이 없다는 전설의 고등학생 다이빙 선수, 오키쓰 시부키다. 얼마 후, 도모키, 요이치, 시부키, 료, 레이지, 사치야는 아사키 코치로부터 미즈키 사가 MDC의 존속을 위해 내건 조건을 전해듣는다. 그것은 바로,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라는 것. MDC의 멤버들은 클럽의 존속을 위해 누구나 불가능하다고 말할 올림픽에 도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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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책의 소재가 참 신선하게 느껴졌다. 다이빙이라니. 잘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종목이다. 하지만 <다이브>를 읽다 보면 다이빙에 대해 처음 알게 된 사람이라도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10미터의 플랫폼 위에 서 있을 때의 공포감, 뛰어내릴 때의 아찔함과 짜릿함,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것만 같던 난이도 높은 동작을 완벽하게 해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까지, 이 모든 기분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소설을 보면, 특히 성장소설일 경우에는 이런 점이 좋은 것 같다. TV 중계로는 절대 알 수 없는, 직접 본다 할지라도 짐작할 수 없는 선수들의 솔직한 심정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건 어렵다. 그 일 말고도 다른 중요한 일들이 있을 때는 더 그렇다. 공부 하나만 해도 벅찬 우리들인데, 다이빙을 하며 학교 공부까지 하다니 새삼 도모키 등 <다이브>의 선수들과 지금 선수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생활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했을지,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본인들에겐 소중한 것들이었을 텐데, 하며 그 마음을 헤아려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좀 힘들긴 하지만 어쨌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것 아닌가. ‘역시 행복에는 희생이 따르나보다’라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도모키는 아직은 어린, 내 또래의 학생이다.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책을 읽으며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신의 확실한 목표가 있고, 그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도모키가 부러웠다. 도모키뿐만이 아니다. 시부키도, 요이치도, 료도, 레이지도, 모두 자신만의 목표가 있고, 자신만의 도전이 있다. 항상 목표만 세워놓고 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앞으로는 작은 것 하나라도 도전해, 목표를 이뤄보겠다고 새롭게 다짐했다.
<다이브>는 다이빙을 주제로 한 성장소설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더위의 끝자락에서 풀의 시원함과 1.4초의 짜릿함을 느끼며 올림픽이라는 불가능해보이는 무대를 향해 한 가지 길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MDC의 선수들을 응원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