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풀 그림책> 시리즈 6번책인 <사과가 주렁주렁>을 만났습니다.
‘사과’에 대한 책을 여러 면에서 많이 보아왔던 책이지요.
자연과학책에서는 필수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구요.
물들풀 그림책이 좋음을 알고 있지만 워낙 많이 만났던 책이라 큰 기대없이 펼쳤더랬습니다.
이야기 첫장을 넘기니 시골 마당의 붉은 고추가 널려있고, 평상에는 채소가 겨울준비를 합니다.
긴 장대로 높여놓은 빨래줄의 빨래, 절구, 텃마루 위의 늙은 호박, 고양이……
그것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 마당에 뒹구는 사과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사과가
데굴 데굴 데굴 데굴 데구루루
마당을 지나 돌담 밑으로 굴러갔어.’
글은 다른 사과 책들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데굴데굴 구른 사과에 많은 곤충들이 모입니다.
풍뎅이, 벌, 초파리, 지렁이….땅강아지……..개미…..
사과가 썩으며 씨가 흙 속으로
사과의 시작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평화롭고, 큰 자연의 순리 속에서 스며들고 있음에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잔잔하게 하고, 자연친화적을 만드네요.
사과가 썩어 흙 속으로 들어간 삐앗이 싹이 트고, 조금씩 자라납니다.
그리고 3년만에 사과가 열리지만 금방 떨어져요.
나무가 점점 더 많이 자라야 크고 튼튼해진 후에야 사과를 잘키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툭. 나무가 자라 사과가 열리는 것이 아니라 긴 시간이 훌러 나무가 튼튼하게 자리 잡은 후에야
사과가 열려 우리 곁으로 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바람이 불어 꽃봉오리가 맺히며 분홍빛 꽃봉오리가 터져 하얀 사과꽃이 핍니다.
그림책 한면에 꽃이 가득 담겨 있어요.
은은하고 예쁜 꽃 그림을 보며 사과가 꽃필 때, 똘똘이와 함께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열매 따기 체험에만 신경쓰곤 했는데 이렇듯 꽃피는 과수원을 찾아가서 그 향기와 전경을 살펴보는 것 또한
아이에게 참 의미로울 것 같다 싶어요.
꽃이 지고 열매가 맺으며 햇빛도 모으고, 비도 맞고, 바람과도 부딪히며
사과는 빨갛게 익어갑니다.
달콤새콤 사과로 익으면 까치도 오고, 애벌레도 오고, 직박구리도 오고…..
단지, 사람만이 아직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들도 함께 함을 이렇게 곱고 예쁘게 전해줍니다.
이야기 끝에는 사과꽃이 자라는 과정이 정리되어 있고,
사과로 만들 수 있는 간식도 소개하여 주네요.
똘똘이의 관심을 큰 먹을거리는 사과강정입니다.
집에 있는 사과를 잘 썰어 도전해 봐야겠어요.
흔한 이야기과 내용일꺼라는 생각과는 달리, 새로운 시선과 느낌과 마음이 담겨있는
한권의 책을 보고 나니 엄마의 마음은 따스해지고, 아이의 눈망울은 호기심으로 가득해집니다.
같은 주제이더라도 어떻게 보고, 어떻게 접하느냐는 것이 다를 수 있음을 느꼈답니다.
이제 사과철인데 책을 자주 펼쳐보며 우리와 함께 하는 자연을 더욱더 느낄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