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비룡소에서 일공일삼시리즈 91. <일수의 탄생> 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네요.

일공일삼시리즈는 초등학교 3학년~6학년 눈높이에 맞게

세상을 읽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며 초등논술의 밑거름을 쌓아주는 창작읽기책 시리즈로

안데르센상, 린드그랜 문학상, 독일청소년 문학상, 황금도깨비상등의 수상작을 엄선하였으며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서 우리집 아이도 즐겨보는 시리즈이지요..

이 책의 작가 유은실님입니다.

책의 뒷부분 작가의 말에 일수의 탄생은 십이년전에 품고 쓰고 덮어두고 고치기를 반복하셨다고 하니

다른 모든 작품들도 그렇겠지만….작가의 인내와 정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을거 같지요?

초등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하는 부부는 결혼 십오년동안 아이가 없었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남편은 아주 특별한 똥꿈을 꾸고 복권을 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뱃속에 아이가 생긴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게다가 출산예정일도 행운의 7이 두개나 되는

7월 7일이니 부부의 기쁨과 기대는 이루말 할수 없었죠..

그래서 아이 이름도 일등할 때 일(一), 수제할 때 수(秀) 를 합쳐

1등하는 수재로 키우겠다는 뜻의 일수로 지었답니다.

일수는 무럭무럭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부모의 기대와 바램대로

첫 시험에서 100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학년, 3학년, 4학년.. 일수는 있는듯 없는듯,

눈씻고 찾아봐도 특별히 잘하는 것도 눈에 띄는것도 없는 정말 완벽한 보통아이었습니다.

5학년이 된 일수..특별활동부를 정하던 어느날..

선생님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서예부에 일수를 집어넣게 되고..

이 사실을 모르던 엄마는 선생님이 드디어 일수의 특기를 발견했다고 기뻐합니다.

그리고 일수는 난생 처음 선생님의 인정을 받으며 서예를 배우기 시작하고

그 서예를 통해 자신의 쓸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아빠는 말합니다.

일수한테 너무 기대하지마, 대단해지지 않았을 때,

엄마에게 죄지은 느낌으로 계속 살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엄마도 말합니다.

어머니가 별기대를 하지 않아서 당신이 이 모양 이 꼴로 사는거야…

난 우리 일수를 당신처럼 키우지 않을거야!..

과연 일수는 엄마의 바램대로 공부잘하고 돈 많이 벌어

부모님의 돈방석에 앉혀드릴 수 있을까요?

생일만 특별할 뿐 존재감없는 일수의

탄생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청년까지

일수의 인생에서 끊임없이 던져지는 질문들을 통해

나의 삶은 어떠한지 뒤돌아보게 되고 짠한 감동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난 우리집 아이는 철학적인 메세지가 담겨있어서 심오한거 같다고 하네요.

아이책이지만 어른도 함께 볼 수 있는 <일수의 탄생>입니다.

일수야 넌 누구니?

네 쓸모는 누가 정하지?

다리가 저릴 때까지 일수 씨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들여다 보았어요.

국민, 시민, 예비군, 어머니의 하나뿐인 아들, 가훈업자, 일석반점 단골,

문구점 아저씨인 일수 씨는 분명했어요. 하지만 그것이 아닌 일수씨는 어디에도 없는거 같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