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ary Freiend
상상친구.
나도 분명 있었을텐데 기억이 안난다.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불완전한것 같다.
이제껏 수많은 책들을 읽었지만 상상친구의 이야기로 풀어쓴 책은 처음이다.
맥스의 친구 부도가 들려주는 이야기.
부도는 이야기한다.
[내이름은 부도다. 나는 오년 전 이 세상에 태어났다. 내 이름을 지어 준 사람은 맥스다. 맥스는 내 존재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 맥스의 부모는 나를 ‘상상 친구’라고 부른다. 나는 상상 속 존재가 아니다.]
맥스는 자폐증이 있는 소년이다.
맥스는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걸 좋아하며 늘 규칙적이고 레고를 좋아한다.
다른 이들이 보기에 늘 혼자말을 중얼거리는 맥스.
그러나 혼자말은 부도와 함께 나누는 이야기의 일부인 것을.
솔직히 나는 자폐증을 가진 친구가 없다.
아니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 주위에 있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와 친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관심이 없었는지 모른다. 인간 친구가 아닌 상상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맥스를 보며 내가 생각했던 그냥 일종의 병이라고 생각했던 자폐증을 다른 시각으로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도 어린 시절 상상친구가 있었을텐데.
기억이 안난다.
나의 상상친구는 어떻게 생겼을까?
맥스의 친구 부도는 거의 인간의 형체를 지니 상상친구이다.
부도의 표현에 따르면 대부분의 상상 친구는 형체도 제대로 없을 뿐더러 생존기간도 짧다고 한다. 내 상상 친구가 기억이 나지 않는건 아마 잠시 잠깐 내 주위를 머물다 간 탓일런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부도의 입장에서 서술되기에 참으로 재미있다.
처음 책을 잡은 후 마지막 끝날때까지 손에서 놓지 못한걸 보면……
유괴라는 큰일을 겪은 맥스가 서서히 부도를 잊어간다.
상상 친구를 잊는다는건 상상친구가 더 이상 필요없다는 것.
마지막 희미해져 가는 부도가 맥스를 바라보며 이야기 하는 부분에선 눈물이 났다.
맥스에게 왜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렸냐고 푸념하고 싶지만 맥스를 사랑하기에 화를 낼 수 없는 부도의 말들을 읽으며 내 상상친구도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길 생각해본다.
책은 역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줘서 너무 좋다.
이것이 내가 책을 손에서 떼어 놓지 못하는 큰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