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난감할 때가…..-.-;;
원색의 색동 이불의 컬러와 닮은 듯 다른 쌍둥이 자매의 자는 모습과 잘 어울리는
표지 그림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기대가 되는데요.
나는 곰, 나는 토끼
나는 가운데 가르마, 나는 왼쪽 가르마,
나는 왼쪽에 인형을, 나는 오른쪽에 인형을 두고 자는
같은 듯하지만 다른 쌍둥이 자매.
궁둥이를 한 번씩 퐁퐁 두들겨주고 싶은 모습입니다.
요즘 침대에서 보보 우유를 먹이고 있노라면
모모가 ‘엄마 저 숨을거에요. 찾지 마세요~’ 하면서 부쩍 이불 속에 숨는 놀이를 많이 하는데요.
이 그림을 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납니다.
꼭 그림처럼 모모도 요렇게 발과 발가락은 동동 내놓곤 합니다.
발바닥을 간지르면 꺄꺄꺄~~ 거의 울다시피 웃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집니다.
아이들은 다 같은가 봅니다.
책의 주인공이들이 등장했어요.
한 소녀는 두손으로 곰인형을 꼭 끌어안고 있고, 한 소녀는 한손으로 토끼인형 목을 댕겅댕겅 잡고 있고,
한 소녀는 왼쪽 가르마를, 한 소녀는 가운데 가리마를
닮은 듯 하지만 성향은 완전히 다를 것 같아요.
제 짐작엔 아마도 왼쪽의 소녀는 조금 더 여성스러운 언니일 것 같고요,
오른쪽의 소녀가 터프한 동생일 것 같 같아요.
엄마 배속부터 함께해서 늘 함께인 모습들이 참 귀엽습니다.
한 이불 속에서 주먹을 다 피지도 못하고 누워 자던
요렇게 자그마한 아가들.
이 이불도 아주 넉넉합니다.
그랬던 그녀들이 지금은 요를 박차고 나갈만큼 컸습니다.
아기때부터 사이좋게 함께 덮고 자던 이불을 두고,
이제 쟁탈전이 붙었습니다.
지혜로운 엄마는 서로가 원하는 천을 덧대고, 아기 때 자던 색동이불을 공평하게 나누어
이렇게 멋진 이불로 변신시켜 두 아가씨 모두에게 만족할만한 이불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제가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하고 잠시 생각해보았는데요.
전 그냥 하나씩 새이불을 사주었을 것 같아요. -.-;;
엄마라고 다 엄마는 아닌 듯.
저도 책의 어머니처럼 지혜로움을 배워야 하는데하고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져봅니다.
투다투닥 다투고 새이불을 각자 갖게 되었지만
함께 자던 쌍둥이는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손을 맞잡고 잠이 듭니다.
한날 거의 한시에 태어나서 잠시도 떨어져 지내지 못했던 쌍둥이 자매에겐 이 잠깐의 떨어짐이
그렇게나 어려웠나봅니다.
이 마음이 참 애틋하네요.
결국은 이렇게 떨어져 버렸지만요.
엄마의 입장에서 보노라면 쌍둥이를 키워내는 엄마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제 5개월여 된 아기와 다섯살 모모를 키우는 저는 세살의 터울인데도 정말 매순간이 멘붕이거든요. -.-;;
애들아, 제발 싸우지 말고 엄마 말씀 잘듣고
무럭무럭 자라거라…
색동이라는 한국적 색채가 다분히 묻어나서
제 어릴적 이불이 생각났던 추억을 선명한 느낌으로 다시 만나게 해준,
같은 듯 다른 쌍둥이 자매의 잠시도 떨어져서는 안될 애정이 가득 그림책
‘쌍둥이는 너무 좋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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