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스쿨 시리즈 중에 제일 먼저 접한 것이 <정리 정돈은 어려워>인데
오서희와 오서준을 보자니 딱 우리집 남매다 싶은 것이 웃음이 났다.
(나이는 오서희와 오서준이 몇 살 쯤 더 먹어 뵌다)
우선 스토리가 지극히도 현실적이고 공감을 불러일으켜 아이와 무척 재밌게 읽었다.
어질러진 집, 방 치우라며 국자들고 쫓아가는 엄마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고 친숙하기까지 하다.
10여년 전 첫 아이를 낳고 육아서나 관련 칼럼 등을 맹목적으로 좇아다닐 때 많이 들은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이 놀이에 빠져 있을 때는 이거 치우고 해라, 이거는 이렇게 해라 하지 말고 그 시간을 온전히 허락해주라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 노는 모습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여러 종류의 블록들이 뒤섞이고 다른 그림의 퍼즐조각들이 뒤엉켜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인내의 한계를 느끼곤 한다.
열 살, 일곱 살 우리집 아이들도 어지르는 건 그 어느 누구 못지 않으나
그나마 다행인건 큰 아이는 놀고 난 후 정리하는 거에 의의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리가 조금은 서툴고 귀찮더라도 해야 하는 것임을 알고 노력한다.
제법 잘해 우와~소리가 진심으로 나올 때도 있다.
문제는 바로 일곱 살 작은 녀석인데, 사방팔방 어질러 놓고 치우자 하면
“내가 왜?” 무대뽀로 나오니 기가 찰 때가 많다.
엄마의 마음에 절절이 와닿는 장면이었다.
부디 우리 큰아이 마음에도 새겨져 동생을 변화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리정돈이 단순히 집안이 어지럽고 깨끗하고의 차이에 국한된다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오서준처럼 정리를 못하는 습관 때문에 어떤 중요한 일을 그르치게 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준비물을 챙기지 못해 지각을 하고,
열쇠를 잃어버려 문을 잠그지 못해 결국 도둑맞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니 말이다.
마인드스쿨에서 제안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필요없는 건 버려라!
물건을 제 자리에 두어라!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꺼내기 쉬운 곳에 두어라!
지금 필요한 물건만 꺼내 사용하고, 다른 걸 할 땐 먼저 것을 치워라!
가볍고 즐겁게 읽되 기획자인 소아정신과 전문의 천근아선생님의 토닥토닥 한마디는
엄마아빠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의 정리정돈. 잔소리나 다그치는 대신 도와줄 것!!
아이들에게 만화책을 읽지 못하게 하지는 않지만 권장하는 편은 아닌데,
만화가의 작가후기를 보며 웃음이 빵 터졌다.
이런게 만화의 재민가보다 싶기도 하고 마인드 스쿨 다른 시리즈도 찾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생각나는 글귀가 있다.
물건에도 주소가 있다.
언젠가 남편이 정성껏 스크랩해서 내게 건네 준 신문기사 타이틀이었지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