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전래동화는 27까지 출간되었다고 하는데 그중 26권 늴리리 방귀!
‘늴리리 방귀’는 씨앗 세 개로 장가든 총각 이야기로
민간 설화 중 ‘양반 딸 엉큼하게 병 고치고 사위된 머슴’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춰 재구성된 동화책이라고 해요.
그런데 ‘엉큼하게 병 고치고’라니! 그야말로 해학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이 진사 댁 외동딸에게 한눈에 반한 나문꾼 총각은 신령님께 기도를 드려 묘책을 전해 받고
이 진사 댁 뜰에 씨앗 세 개를 심었는데- 신령님의 도움으로 외동딸의 방귀를 잠 재우고
그렇게 원했던 이 진사 댁 외동딸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옛 이야기.
아이에게 읽어 주니 아리송한 표정. +_+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접해 보지 않은 단어가 좀 많더라구요.
아마 첫 페이지 나무꾼에서부터 아리송했겠죠.
주변머리. 상사병. 미천한. 지성이면 감청도 그렇고
이 진사. 신령님. 서낭나무. 방 요런 단어들도 그렇고.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바꾸고 설명을 덧붙이니 한 권 읽는데 시간이 3배 이상 더 걸린 거 같지만
걸을 때마다 ‘늴리리 쿵덕 쿵더쿵’ 방귀가 뿡뿡 나온다는 대목에선 아이도 키득키득.
역시 방귀나 응가는 아이들의 웃음 코드인듯. 🙂
지금까지는 이야기도 그림도 제 취향대로 골랐는데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책 선택의 폭이 좁아질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다양한 이야기 소재. 다양한 느낌의 그림들. 그리고 선조들의 옛 모습이나 풍습을 알 수 있는
전래동화 역시 꼭 접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이가 7살이나 초등학생이 됐을 때
이런 전래동화를 읽고 무슨 생각이 드는지 꼭 물어 보고 싶어요.
적극적으로 밀어부치지 나무꾼은 빌기나 하고 저게 뭐야?
이렇게 반응한다면 그 당시에는 신분 계급. 신분의 벽이 높았단다.
이런 추가적인 설명이 가능하겠고
에이! 그래도 너무 비겁한 편법을 쓴 거 아니야? 라고 한다면
그래. 맞아! 엄마 생각에도 그건 좀 얍삽했다. 그치?
이렇게 동감할 수도 있겠고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고 거기에 현대적인 우리끼리의 해학을 가미해
이런 저런 이야기가 가능할 전래동화 시리즈 살짝 추천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