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나 – 마음이 푸르러서 언제나 싱싱한 기운을 느끼게 하는 아이
파라나가 무슨 뜻인가 했습니다. 파란 표지가 뜻하는 바를 이제야 알것 같습니다.
장애인 부모를 가진 열일곱 살 정호, 어릴때는 틱장애도 있었고 힘든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어서 선택한 고등학교, 그러나 담임선생님한테 부모님 모셔오라는 날벼락같은 소리를 듣고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보여지는 것에 예민한 우리나라지요. 아이들 세계 또한 약자라는 생각이 들면 얕보는 경향도 있고요. 아마 정호도 그렇게 힘든 시절을 보냈을 겁니다. 부모의직업이나 학벌 그리고 외모나 재력까지 비교하며 괜히 죄지은 사람마냥 눈치를 봤어야 하는 정호의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습니다.
엄마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 엄마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엄마의 손을 잡고 동네를 돌았던 어린시절, 그로 인해 정호는 착한 학생이라는 그 칭호가 무겁고 싫기만 했을 겁니다.
부모의 학교 방문으로 조금은 과장된 정호의 생활을 알게 된 정호의 담임은 정호에게 효행상까지 받게 하고, 조용히 학교 생활을 하고팠던 정호는 주변의 시선이 더욱 부담으로 다가 오는데요.
학교앞 플랜카드와 상패, 상금이 얼마나 힘들고 무거웠을지, 플랜카드를 떼어버리고 싶은 마음 알 것 같습니다.
같은 반 효은은 이런 정호에게 살갑게 다가오고 자신의 생활을 거짓없이 보여주기도 하는데요.
사실 주인공 정호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생활의 효은에게서 느껴지는 바가 많습니다. 아픈 부모와 간호까지 해야하고 가난에 찌든 그런 모습들이 마음 찡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더군다나 효은의 아버지는 결국 다리까지 수술해 잘라야 하는 후천적 장애인이 되는 과정이 참 아이들에게 너무 버거운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짝사랑 예별이를 위해 시작한 일이지만 유명 스타의 안티카페를 만들어 스스로 악마를 만드는등 싫은 것도 좋은 것처럼 남에게 보여지는 내 모습까지도 신경써야 하고 나를 감추고 살다 보니 자꾸 어둠속으로만 숨게 되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정호는 장애인 부모를 가져서 부끄럽게 생각되는 것이지만 상황은 사실 가엽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것도 있네요.
청소년들의 마음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어요. 어린시절 저를 대입해가며 정호나 효은을 만나게 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