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군은 뭐든 잘 먹는 아이예요.
하지만 식사할 때의 자세는 좋지 않아요.
좋아하는 음식은 혼자서도 잘 먹지만, 대부분의 식사 시간에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해요.
다른 놀이에 빠져서 식사에는 관심조차 없을 때가 많아요.
그럴때면 늘 제가 먹여 주곤 했죠.
서너살 아이들은 호기심도 많고 한 곳에 오래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식사 시간에 가만히 앉아 밥 먹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식사 시간도 재미난 놀이가 될 수 있단 걸 알려줘요.
보드북이고 글밥도 많지 않아서 밥 먹기 전에 금방 읽어줄 수 있어요.
승욱이는 띵까띵까, 룰루랄라, 흔들흔들 춤 추고 노래하며 기차놀이를 해요.
기차에 숟가락, 물컵, 밥그릇을 차례로 태워 어딘가로 향하죠.
기차놀이를 하며 신나게 향한 곳은 바로 밥상이었어요.
모두 함께 밥상에 척 앉아서 “엄마, 밥 주세요!”를 외치죠.
보통 7세 이전의 아이들은 생명이 없는 대상에도 생명을 부여하는 물활론적 사고를 하는데,
숟가락, 물컵, 밥그릇이 말도 하고 얼굴이 있어서 친근한 대상으로 다가왔어요.
마치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것처럼요.
엄마는 소복소복 하얀 밥, 후룩후룩 맛있는 국, 흠흠 고소한 반찬들로 정성스럽게 밥상을 차려줘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표현들이 간접적이지만 음식의 맛을 느끼게 해주죠.
승욱이는 혼자서 숟가락을 들고 냠냠 맛있게 먹어요.
오물오물, 꿀꺽, 냠냠거리며 야무지게 먹는 승욱이의 볼록한 볼이 사랑스러워요.
다양한 의성어, 의태어 표현과 물감으로 거칠게 슥슥 칠한 듯 한 그림이 돋보이는 책이예요.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성취감을 느끼게도 해주고요.
독후 활동으로는 함께 식사를 했어요.
멜로디군에게 밥 상 위에 있는 친구들을 소개시켜 주었어요.
“얘는 띵까띵까 춤 추는 숟가락, 콕콕콕 포크, 룰루랄라 노래 부르는 물컵, 흔들흔들 밥그릇, 요리조리 반찬그릇!”
그리고 제가 먼저 하나하나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입에 넣고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주자 아이도 관심을 보였어요.
엄마가 먼저 하면 따라하고 싶어하기에 멜로디군도 금세 숟가락을 잡았어요.
그동안은 식사 시간에 다른 놀이를 하긴 해도 곧잘 받아 먹는 아이를 보며 만족했어요.
하지만 엄마가 일일이 먹여주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아이가 식사 시간에 계속 집중할 수 없었죠.
이 책을 통해 아이에게 식사 도구들이 친구처럼 친근한 대상 임을 알려 주었고, 식사가 즐거운 놀이의 연장선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