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라는 한 소녀가 외로움을 극복하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되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은 모두 한패니까. 그러니까 이것은 보이지 않는 마법의 원 ‘안에’ 함께 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안나는 원 ‘바깥’에 있었다.
엄마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키워주시던 할머니마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 더없이 외로운 안나는 프레스턴 부인에게 입양이 되었다.
안나는 자신을 사랑으로 돌바두는 프레서턴 부인을 엄마라 부르지 않고 ‘고모’라고 부르며 다른 사람들과는 섞이지 않고 보이지 않는 벽을 세운 후 자신은 늘 원 밖에서 머문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뼈속 깊이 외로운 아이다.
‘평범한’ 얼굴은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마음을 놓으면서 안나는 창으로 얼굴을 돌리고 길게 뻗은 늪지대를 바라보았다.
안나는 노포크라는 도시에서 페그부부와 머물게 된다.
산책하다 오래된 집을 발견하고는 이상한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그 집 창가에 서 있는 소녀를 본다.
그 소녀는 ‘마니’였다. 서로가 서로를 진짜냐며 신기해하다 둘은 비밀친구가 되기로 한다.
고집쟁이에 자주 화를 내곤하는 마니 또한 외로움에 사무쳐 보였고, 이렇게 마니와 안나는 서로에게 소중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어느날 마니는 사라져 버리고, 그 오래된 집에 새 가족이 이사온다.
정말 이상한 일이야, 하고 개펄을 가로질러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오면서 안나는 생각했다. 알아채지도 못하는 사이 모든 것이 변하다니. 전에는 마니가 진짜고 그 애들은 진짜가 아니었다. 이제는 그 애들이 진짜고 마니가 진짜가 아니었다. 아니면 변한 것은 안나 자신일까?
“정말 이상한 일이지만 사랑을 받는 것은 우리를 성숙하게 도와주는 것들 중 하나란다. 어떤 의미에서 마니는 제대로 성속하지 못한 거지.”
그리고 밝혀지는 마니의 이야기.
보모에게 학대를 받고 있었던 마니는 1차 세계대전 당시 그 집에서 살았던 소녀였고, 나중에 발견된 마니의 일기와 길리 이모의 이야기를 통해 안나는 자신이 마니의 시대와 자신의 시대를 오고 갔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니는 자신의 돌아가신 할머니였단 사실도 알게 된다.
마니는 제대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자신의 딸에게 사랑을 보여주질 못해 불행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안나는 마니의 사랑과, 새엄마인 프레스턴 부인, 그리고 새 친구들의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벽을 허물기 시작한다.
1967년 조앤 G.로빈슨이 쓰고 벌써 50년 가까이 지난 이야기가 지금에서야 번역되어 출판되었다니 도대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었다.
과거를 오가며 죽은 사람과 우정을 쌓는 약간은 으스스한 이야기지만, 두 여자 아이의 모험과 우정이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었다.
초등학교 3~4학년 여자 아이들이라면 강력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