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삼둥이를 보았다. 송일국씨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장면이었다. 소파에 옹기종기 앉아서 책에 집중하는 모습이 정말 귀여웠다. 그러면서 무얼 읽고 있나 자세히 보니, <개구쟁이 아치>라는 책이었다. 저런 책도 있구나, 제목이랑 화풍을 보니 일본책이네, 나중에 찾아봐야지, 했다.
그렇게 시작된 아치와의 인연. 아치는 고양이이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일본의 그림책답게 화풍이 나 일본이요, 한다. 그림책 많이 보시는 분들은 어느정도 이해가 가실 듯. 매 권마다 아치가 벌이는 재미있는 일상을 이야기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3권에서는 아치의 장난놀이에 대해 말한다. 친구들에게 메롱~놀이를 즐겨하는 아치. 친구들은 깜짝 놀라서 싫어하지만 아치는 계속 장난을 친다. 그러다가 아치가 메롱놀이를 당하면서 “너무해요~” 라고 말하며 친구들에게 메롱놀이를 그만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세살 아이와 함께 아치를 읽었다. 처음에 아이는 표지의 그림을 보고 무서워 무서워, 라고 했다. 아무래도 눈을 주욱 늘려 귀신 같아 보이는 아치의 표정이 무서웠던 모양이다. 읽는 내내 무서워 무서워, 하지마 하지마. 어른 생각이랑 참 다르구나 싶었다. 어른이 보기에는 아무 일도 아닌데 아이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반응할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그런 포인트를 잘 잡아 책으로 엮었기에 일본에서 30여년간 인기가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황에 맞는 책 분류도 마음에 들었다. 특히 이 책은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를 위한 책>이라 써있었다. 장난을 치는게 뭐 그리 문제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심한 장난으로 친구들을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5권이 풍선껌을 삼켰어! 던데 다음에는 이 책을 구입하려한다. 제목이, 너무나 귀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