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연못지기로 활동하면서 9월에 받은 책은 ‘엄마 교과서’이다.
저자 박경순은 임상심리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 서울여자대학교 특수치료 전문대학원 교수이다.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이다.
책 제목처럼 ‘엄마 교과서’라는 이 책은 학문적으로, 정신분석이론, 임상심리이론을 바탕으로 적혀진 육아지침서라고 할까?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좀 딱딱한 느낌이다.^^
전에 ‘하루 3시간 엄마 냄새’라는 책을 포스팅 한 적 있는데, 그 책은 실제 사례 중심이라면, ‘엄마 교과서’는 이론 중심이다.
‘하루 3시간 엄마 냄새’와 ‘엄마 교과서’ 이 두 가지 책을 함께 읽는다면, 이론과 실제 사례를 함께 알게되어 좋을 듯 싶다.
솔직히 임신 중 상태에서 읽느라 힘들었다. 약간 딱딱한 학문적 느낌이라 책 읽다보면 졸리고~,다시 읽다보면 또 졸리고~~^^;;ㅋㅋ
그래서 읽고 나서 포스팅을 해야 하는데, 뭐라고 써야 할지 막막했다.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막막하다.^^
두 책이 공통으로 주장하는 내용은 같다.
엄마 역할의 중요성.
최소 만 3세까지는 엄마가 꼭!!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
아이를 먼저 이해하며, 엄마 내면에 있는 아기 같은 자아? 상처받았던 어린 시절의 자아를 되돌아보라는 것.
그리고 ‘엄마 교과서’를 읽으면서 더 자세히 알게 된 심리, 발달상태도 많이 있었다.
자녀에게 완벽함을 추구하거나, 강박적으로 교육이나 공부를 강요하거나, 내 자녀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뒤처져서 속상해하는 마음 또한 엄마의 어릴 적 마음속 상처가 내 자녀에게 투영된다는 점.
내 자녀의 타고나는 기질, 성향과 성격을 파악해서 자녀를 돌보아야 한다는 점.
이 책에서는 태아기부터 구강기(0~1세), 항문기(1~3세), 남근기(3~5세), 잠복기(6~11세) 까지의 발달과정을 전반적으로 알려준다.
그리고 착한 아이, 말 잘 듣는 아이들, 철이 일찍 든 아이들, 아이답지 않고 조용한 아이들이 오히려 더 경계해야 한다는 증상이라는 점.
또한…
자녀들이 두 명 이상일 경우, 부모도 사람인지라 사랑을 똑같이 나누어 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 점을 알게 된 사실은 너무 속시원했다.ㅋㅋ역시..맞았어.
어른들이 ” 열 손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 없다”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핑계일 뿐, 더 깨물고 싶은 손가락, 덜 깨물고 싶은 손가락은 각 각 따로 있다는 점.
내가 본 부모들(나의 부모, 시부모, 친구들이 부모들) 모두 자녀에게 똑같은 사랑을 주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치만 그 부모라는 사람들은 다 똑같이 사랑을 준다고 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항상 궁금했던 점이다.
정말 똑같이 모든 자녀를 사랑할까? 분명 행동하는 거 보면 차별이 많은데, 사랑하는 것의 차이가 눈에 확연히 보이는데..ㅋㅋㅋ
책에서는 말한다. 심리학적으로, 인류학적으로 부모도 사람이기에 모든 자녀에게 똑같은 사랑을 줄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자녀가 두 명 이상이라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자녀에대한 애정에 균형을 갖도록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아~~속시원해..ㅋㅋㅋㅋㅋ
이런저런 책들을 읽고 나서 오히려 육아에 대해 겁이 많아진다.
내가 엄마가 된다는 사실, 부모가 된다는 사실도 겁이 많아진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렵다.
배우면 배울수록 부모의 역할은 자녀에게 대가를 바래서도 안 되고, 자녀에게 기대해서도 안 되고, ‘희생’ 과 ‘사랑’ 그뿐이다.
그럼 나한테 남는 건 뭐지?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자녀에게 기대하며 바란다.
내 한 몸 희생해서 키워주니 안정적인 직장 또는 집안을 일으켜 형제들과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 이렇게 기대하고 바란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바람들이 내 자녀를 망치는 지름길이라 하니, 난 그럼 무슨 보상이 있는 거지??
기대하고 부모가 원하는 자녀가 되길 바라기 때문에, 진로에 대해 간섭하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자녀와 거리감이 생긴다고 한다.
아직 배 속에 있는 태아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인데, 참 육아란 어렵구나.
오죽하면 하나님이 ‘엄마’라는 사람을 만든 이유가 있다고 한다.
하나님이 수많은 인류를 돌볼 수 없어서 ‘엄마’라는 사람을 만들어서 할 일 분담을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는데..ㅋㅋ
아..어렵다.
오히려 아이들의 발달상태, 아이들의 심리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겁나고 어렵게 느껴진다.
차라리 지금 나에게 필요한 정보에 관한 책을 읽을 것을.
(예를 들자면, 출산과정, 산후조리, 신생아 목욕법 등 이런 정보에 관한 책들.)
아이를 낳고 키움으로써 부모로 성장하고, 한 사람으로서의 인격체도 성장하고, 아이가 엄마를 성장시킨다고 하는데, 과연 난 잘 해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아..이런 이론적인 내용을 내가 내 아이를 키우면서 접목할 수 있을까?
나의 모성애와 아이에 대한 인내심은 어느 정도 일까?
모성애도 성향에 따라 타고나는 사람도 있으며, 또 모성애보다 자기 성취욕이 더 큰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난 왠지, 아이들을 워낙 예뻐라 하니까 모성애가 타고난 거 같아.ㅜㅜ;;)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고 잘 기다려주며 아이의 욕구와 심리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무서운 것은 아이 낳고 1년 후 사회로의 복귀를 다짐했었는데, 만 3세까지의 중요성을 알게된 지금 시점에서 아이을 만 3세까지 키우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너무 늦지 않을까? 이미 직장생활, 조직생활, 사회생활의 감각이 무뎌지고 있는데.
만3세 이전에 자녀를 어린이집이나 할머니에게 맡겨두고 내 일 시작하면 굉장히 죄책감 생길 것 같다.
차라리 이런 내용을 몰랐다면 당당하게 어린 자녀를 할머니든, 어린이집이든 맡겨주고 일할 거 같은데.
그 어떤 육아지침서, 육아심리서를 읽더라도 공통으로 주장하는 것은 ‘만 3세!!’
만약 내가 둘째 아이를 갖게 된다면, 최소 6년 동안 육아에 전념해야 하는 기간이다.
헉.
음.
3년이든 6년이든 그 기간을 최대한 잘 활용하자!
우리 아가도 잘 키우고, 감정선도 잘 발달시켜주고, 안정감도 키워주고,
나의 꿈도 키우고, 연습하고 노력하는 기간으로 잘 활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