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트라이앵글
청소년 소설
마해송 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채의 장편소설은 읽는 내내 기분이 좋았던 청소년 소설이다.
지난 번 읽은 [열일곱살의 비밀]은 사실 수없이 등장하는 욕과 아이들의 비행, 무거운 소재 등으로 아이에게 내밀기 망설여지는 청소년소설이었는데
이 소설은 같은 나이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정서에 맞는 소박한 듯, 올바르게 해결해나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엄마 독자에게 합격인 멋진 청소년 소설이다.
작가는 책과 마주하는 첫 페이지에 이렇게 멋진 문장을 써놓았다.
“아름답다의 아름은 알음알음의 알음, 앎의 대상이다 – 김현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알음알음, 삶의 의무를 다하는 모든 이에게.”
책에는 세 명의 고등학생 주인공과 그들의 가족과 이웃 이야기가 등장한다.
태어날때 아기를 낳자마자 죽음을 맞이한 엄마와 집 나간 아빠를 둔 주인공 소월이의 이야기가 주가 되고, 소월이의 아빠, 할아버지, 그녀의 친구 형태와 시원이, 그리고 맑은 아저씨가 주요 등장인물이다.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을 가진 소월이는 꿈이 없다. 그냥 그냥 살아간다. 자신을 책임져주시는 할아버지께 염려를 끼쳐 드리지 않는 손녀정도의 역할만 해나간다. 그런 그녀에겐 어릴적부터 소꿉친구였던 형태와 시원이가 형제라는 호칭으로 든든한 우정으로 버텨 주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이다.
형태는 엄마의 소원인 미술로 예고를 가는 게 아니라 자신의 꿈인 헤어디자이너가 되길 원하고,
시원이는 교수 아빠와 대기업 간부인 엄마 사이의 엄친아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 하지만 정작 시원이는 확신이 안선다.
옥탑방에 사는 맑은 아저씨는 소월이가 사모하는 멋진 남자이다.
구두방에서 평생 소월이를 위해 일하시는 할아버지는 딸을 먼저 저세상에 보내고 손녀를 혼자 키우시는 한많은 인생을 사신다.
시원이게 닥친 삶의 위기, 바이올린이 싫고 엄마의 잔소리가 싫은 그는 결국 가출을 하게 되고,
갑자기 나타난 골치덩어리 문제아같은 아빠를 부인하고 싶은 소월이,
엄마에게 숨기고 미용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형태,
모두가 저마다의 고민과 문제를 가지고 힘겨운 삶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죽고 싶다는 마음을 품을때.
그때 소월이가 시원이게 건넨 문자
“삶은 권리가 아니라 의무래.”
책 속의 아이들은 현실의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긍정적인 형태로 보여준다.
극으로 치닿는 것이 결코 문제의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음을 아이들이 책을 통해 깨닫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도 들어있을 것이다.
세 친구의 우정이 참 아름답게 그려진다. 맑은 아저씨의 어른으로서 성숙한 모습도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차츰 변해가는 소월이와 아빠의 관계도 긍정적이다.
결국 위인은 대단한 일을 해나가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처한 그 곳에서 각자의 일을 열심히, 묵묵히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을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느껴 본다. 이번 주말, 아이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