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촌’을 읽고

시리즈 즐거운 지식 31 | 정의길 | 그림 임익종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월 7일 | 정가 13,000원

<뜨거운 지구촌>을 읽고

희진

 학교에서 2박 3일 한강탐사에 가 있는 동안 이 책이 먼저 도착해있었다. 사실 문자로 책이 도착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번엔 소설이었으면 좋겠다고 내심 기대를 하며 왔는데, 표지를 보자마자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표지만 봐도 딱 ‘지구 온난화’ 얘기나 우리가 초래하고 있는 환경 파괴라던가 하는 얘기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얘기는 생윤 시간에도 나오고, 과학 시간에도 나오고, 생명과학 시간에도 나오고, 심지어 가정과학 시간에도 나와서 질릴 데로 질렸다. 처음 들을 때만해도 “헐, 그 정도야?” 하며 놀라워했지, 이제는 무슨 얘길 해도 놀랍지 않다. 책을 읽지 않아도 나는 이미 ‘지구온난화 박사’인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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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놀랍게도, 누가봐도 환경 책처럼 생긴 이 책이 환경과는 전혀 관계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세계 질서의 방향, 테러와의 전쟁, 금융 위기, 자원, 인종 등 우

리가 9시 뉴스에서, 혹은 네이버 기사 헤드라인에서 심심치 않게 마주치는 오늘날의 사회 이슈들을 다루고 있었다.

한 때 토요일마다 한겨례 신문을 읽기도 했었지만, 어디까지나 토요일에는 만화와 덜 딱딱한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지 나는 정말이지 신문이나 뉴스와는 거리가 멀다. 한 번은, 마음 먹고 신문을 정독하려다 다 읽는데 3 시간이나 걸렸다! 도대체 어른들은 어떻게 매일 매일 신문을 읽고 사는지 모르겠다. 세상은 왜 이리 복잡하고 어렵게 돌아가는지, 한 가지 이슈를 다 이해하려해도 이거 저거 알아야 할 게 너무 많다. 그리고 이 책은, 온전히 이런 나를 위한 책 같았다.

어쩌다 엄마와 언니가 요즘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더라, 하는 얘기를 할 때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거고, 그 나라는 왜 그러고 있는건지, 궁금해 하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혹은 너무 많은 설명이 나올까봐 귀찮아서 미뤄두었던, 아니면 아예 궁금해할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이 책에서 모두 설명하고 있었다.

이 책은 G2, G7, G20의 뜻부터, 이라크 전쟁의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스 국민들의 시위는 정당한 것인지, 기본적인 개념과 사실, 그리고 이러한 이슈들로부터 더 폭넓은 생각을 이끌어냈다. “이 책은 정말 ‘교양서’구나” 싶었다.

 

 

이슈를 다루기 이전에 먼저 책 앞장에서 주요 키워드 (미소 양극 체제, 냉전 체제, 중국의 개혁 개방 정책…)을 제시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짚어주는 것 또한 굉장히 좋았다.

사실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공부의 이유로는 수능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로 사회에서의 현상과 문제들을 잘 분석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더 잘 비판하거나 옹호하기 위한 발판을 닦기 위해서인데, – 이것은 모든 사회에 속해 있는 구성원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 교과서에서는 사회 이슈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시험에도 이런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우리들은 사회 이슈에 대해 지극히 무지하다. 이것은 비단 나와 내 친구들 만의 문제가 아닌 현재 많은 학생들 사이에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많은 고 3들이 구술면접을 위해 삼년치의 신문을 몰아읽게 되는 이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시사 교양을 위한 제 2의 교과서와도 같은 느낌이었다.

항상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다른 나라들 이야기들을 이렇게 쉽게 설명할 수 있다니 신기했다. 꼭 선생님께서 수업하시는 것 같았다.

솔직히 말해서 읽는 내내 재밌지만은 않았지만, 그래도 다 읽고 나니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아가는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사회 시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