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위니 시리즈는 듣기는 많이 들었어도 직접 책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봇이 나온다는 말에 솔깃해서 기다리고 있었던 책인데 아니나 다를까
책이 오자마자 큰 아이가 봉투를 우두두 뜯어서 먼저 보고 있는 것이다.
제목이 심술쟁이 로봇이더니 표지에도 위니의 코를 잡아 당기고 있어 아주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안쪽 표지에는 앞뒤로 아이가 그린것 같은 로봇 그림이 있다.
아주 귀여운 그림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난 아이가 위니와 로봇을 그린 것같다.
위니는 수요일마다 도서관 문화센터에 간다고 한다.
나도 작은 아이랑 수요일마다 가는데…
빗자루타고 고양이 친구랑 같이 도서관에 잘 도착했다.
이번 주는 인형을 만드는 날이었는데 위니는 곰인형을 만들기로 했다.
종이상자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재활용 물건들로 귀,코,입,몸통,팔,다리를 만들었다.
위니는 나름 열심히 곰인형을 만들었는데…
선생님은 귀여운 로봇을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마음이 좀 상했을것 같다. 나름 애썼는데…
위니는 만든 것을 집으로 데려 와서 요술지팡이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두 눈이 빨간 빛과 초록 빛으로 번뜩이는 진짜 로봇으로 변신시켰다.
하지만 이 로봇은 윌버를 보자마자 꼬리를 잡아 당기고
위니의 코를 꼬집어 아프게 하는 등 심술을 부리는 것이었다.
위니가 원래대로 되돌리려고 하자 심술쟁이 로봇은
요술지팡이를 낚아채고서는 집 안의 벽을 걸어 올라가서 천장을 지나 창밖으로 쌩 나가버린다.
요술지팡이를 빼앗긴 위니는 정말 큰일났다.
이 일을 어쩌면 좋지….
여기에 로봇은 더욱 심술을 부린다.
심술쟁이 로봇이 요술지팡이를 흔들자 로봇 개구리 두마리, 로봇 오리 세마리, 로봇 토끼 네마리가 다니게 된다.
그리고 집도 어마어마하게 큰 로봇 집으로 변한다.
참 재미있게 그림을 그렸다.
집에 다리가 생겼는데 꼭 탱크같다. 용수철로 연결된 다리, 굴뚝에 있는 전구 세개, 난로 그릴같은 창문들,
목은 겨울 워머를 목에 감은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이 어마어마한 집에 놀라는 개와 새들의 표정.
저절로 벌어진 입에 파리가 들어가도 모를 것같다.
그리고 위니까지 로봇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아, 안돼!
로봇 위니는 “삐리, 삐리, 삐리” 밖에 못한다.
우짜지~~
로봇 위니가 마음에 들지 않은 윌버는 요술지팡이를 되찾기로 마음 먹는다.
윌버의 위험을 무릎쓴 모험 덕분에 요술 지팡이를 되찾게 되고 로봇 위니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러자 개구리 두마리, 오리 세마리, 토끼 네마리가 다시 돌아다니는 풍경이 펼쳐진다.
마녀 위니는 정원 의자에 앉아 윌버를 칭찬한다.
” 고마워 윌버. 너처럼 똑똑한 고양이를 친구로 두다니, 나는 참 복도 많아!”
요술지팡이를 잃어버린 위니가 친구 윌버 덕분에 요술 지팡이를 되찾고 원래의모습으로 돌아오기까지 많은 고생을 했다.
윌버는 위니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생명의 인인이기도 하다.ㅋㅋ
위니의 모습을 되찾아준 윌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끝까지 챙기는 걸 보니 위니도 윌버를 정말 애지중지하는 것같다.
마녀 위니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나는 위니의 모습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다.
삐삐 롱 스타킹을 연상시키는 줄무늬 양말과 뾰족 구두, 뭔가 어설픈 옷차림이 야무딱지지는 않겠다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윌버를 사랑하고 거미와 도마뱀 등의 갖가지 동물들과 같이 생활하는 걸 보면 마음은 따뜻한 외로운 소녀로 보인다.
이런 위니가 좌충우돌 겪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리즈인 것같다.
하지만 위니를 처음 접하다 보니 위니의 재미있는 모습보다는 로봇의 심술부리는 장면이 더 눈에 들어온다.
이야기 전개나 인물들의 표정,행동은 저절로 웃음이 나게 만든다.
위니의 집 지붕 꼭대기에 널린 빨래며 로봇 개구리로 변한 개구리들의 머리에 달린 전구며
위니 집에 살고 있는 거미와 벌레들의 모습을 아이와 자세히 재미나게 보려는데
손가락은 이미 다음 페이지를 넘기고 있고 머리 속은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을까 한다.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 등장인물과 동물들의 생생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그림이 너무나도 화려해서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다.
배경과 주인공들이 모두 너무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도형들로 이루어진 것같아서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내 스타일은 아닌 것같다.
큰 아이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보고는 재미있다고 하더니 로봇이 너무 못생겼다고 한다.
그리고는 위니 시리즈의 다른 이야기가 궁금하단다.
책 뒷표지에 있는 마녀 위니 시리즈를 빌려 오라며 나에게 심부름을 시킨다.
이 책 도착한 다음날 마침 도서관에 갈 일이 있어서 위니 시리즈 10권을 빌려 왔다.
제일 궁금했던 『마녀 위니와 새 컴퓨터』를 후다닥 쥐고서는 자리 잡아 읽는다.
저녁에는 이 많은 책들을 나더러 읽으라고 난리다.
어른이 보기에는 눈이 어지러워도 아이가 보기에는 정말 재미있나보다.
이 책들 말고도 안 읽은 책 있으니까 또 빌려 오라는 말에
나는 내일 또 도서관에 가야 한다.^^
<비룡소 출판사에서 책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이며, 비룡소 연못지기 15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