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할머니집에 심부름 온 귀여운 소녀를 잡아먹는다는 내용의 동화 “빨간모자” 는
다양한 해석으로, 다양한 스타일로,다양한 그림으로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어져 왔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비룡소의 “빨간 모자”는 할머니와 소녀가 늑대에게 잡혀먹혔는데 사냥꾼이 할머니와 소녀를 구해내고
늑대 뱃속에 돌을 채워 넣어 늑대가 우물에 빠져 죽는다는 그림형제 판본의 내용입니다.
할머니와 소녀가 모두 늑대에게 잡혀먹히고 끝나버리는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나와 복수를 한다는 통쾌함이 있는
내용이라 당하고 사는 것이 인정이 아닌 요즘 시대에는 그림 형제 판본이 여러 사람의 공감을 살 것 같습니다.
그림책으로 만들어진 “빨간 모자” 책은 연필과 가느다란 색연필로 그려져 있는 삽화의 독특함이 있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빨간 후드와 긴 치마로 표현되는 빨간모자의 의상스타일이 이 책에서는 후드나 모자 대신 빨간 실뭉치로 표현됩니다.
흑백의 연필그림 속에 빨간 원피스의 소녀가 빨간 실 끝을 만지작 거리고 있는 모습만으로
빨간 모자 특유의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고, 늑대를 비롯해서 소녀이외의 것들과 사람들은 모두 연필로 표현되어 있어
빨간 색연필로 표현된 소녀의 존재감은 확실합니다.
또, 동시작가가 글을 써서 원래의 이야기는 살리면서 시적인 묘사와 아름다운 느낌의 글로 재해석했습니다.
동시처럼 노랫말처럼 리드미컬한 읽을 맛이 있는 글로 만들어져 있는 점도 읽기에 재미를 더합니다.
한가지 더, 이 책이 가진 스토리의 풍성함은 사냥꾼의 도움으로 할머니와 소녀가 늑대 뱃속에서 살아나와 다행이다로 끝나지 않고
늑대 사건을 통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힘과 지혜를 가지게 된 빨간 모자 소녀의 성장으로 마무리 됩니다.
아이가 빨간 모자 이야기는 예전에 읽은 거라고 책을 마다한다면 연필로 그려진 북유럽숲의 울창함과 늑대털의 디테일함과
할머니 집의 벽지와 인테리어 묘사 그림과 시인이 써내려산 글이 다른 빨간모자 책과 색다름을 뽐내는 책이라고 일러주세요.
글과 그림의 독특함이 원전을 어떻게 재창조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는 것도 독서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