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그림동화는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낱권으로 구입하는 편이라
어느덧 일이십 권 정도는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출판사에서 제공해준 도서는
《마녀 위니와 심술쟁이 로봇》이다.
– 코카 콜 그림, 밸러리 토마스 글, 노은정 옮김 –
어라, 마녀 위니? 이거 그거잖아?
반가운 마음에 책꽂이에 가서 책을 꺼내 왔다.
집에 있던 책은 바로 이거, 《마녀 위니》.
아이 어릴 때 보던 책인데 오호호!
마치 형제처럼 나란히 놓아 보았다.
등장인물이 하나 더 늘어서인가
그림도 훨씬 더 밝아진 느낌이다.
첫 페이지를 펼치니 귀여운 로봇 그림이 나왔다.
우리 아이가 그렸을 법한,
아니 어떤 아이가 그렸을 것 같은,
아이들 마음이 그대로 보여지는 로봇들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로 암스테르담의 미취학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세계 어느 곳의 아이들이나 마음은 같은 듯. ^^
로봇 그림을 본 후에 속표지를 보다보니 이상한 느낌이다.
어? 코카 폴 그림/밸러리 토마스 글?
보통은 글 작가가 먼저 나오고, 그림 작가가 뒤에 나오는데
그림 작가의 이름이 먼저 등장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앞 쪽에 작가 소개에서도
그림 작가가 먼저 소개되고 있었던 것 같다.
혹시나 하여 마녀 위니에서도 찾아 보았더니,
그 때도 동일했다.
그림 작가의 비중이 높은 책이란 걸 드러내고 있다.
다만 세월의 흐름이 작가 소개에서도 나타난다.
1996년에 나온 《마녀 위니》책과
2004년에 나온 《마녀 위니와 심술쟁이 로봇》은 다를 수밖에.
간략하게만 설명되었던 작가 소개가
훨씬 더 상세하고 친절하게 드러나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서 ‘~다’ 체가 “~요’ 체로 바뀐 것도 재미있다.
기대했던 대로 화려하고 눈에 띄는 그림들이 펼쳐진다.
한 장 한 장마다 꽉 차 있는 기분의 그림이다.
그저 그림 감상만으로도 의미 있게 느껴지는 페이지들.
이야기 구성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마술과 로봇이니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마녀의 ‘요술 지팡이’는 우리 전래 동화의 ‘도깨비 방망이’와 같아서
배경과 대상이 다를 뿐 마치 전래 동화를 읽는 듯
구수한 느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하다.
도깨비 방망이를 잃어버린 도깨비들이 이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과
어찌나 비슷하게 느껴지는지.
이렇게 두 페이지 전부를 할애하여
세로로 길게 보여준 그림.
위니의 요술지팡이를 로봇이 가져 가서 말썽을 피우다가
결국 위니의 집까지 로봇으로 변하게 해 놓은 부분이다.
결국 지팡이를 돌려 받고 원래의 집 모양으로
다시 돌아온 모습.
그런데 마녀 위니의 집이 원래 이랬었던가?
《마녀 위니》 책에서의 집 모습은 이렇게 묘사되었었다.
검은 고양이를 돋보이게 만들어 주기 위해서
위니가 알록달록하게 채색했다고.
흠… 뭐… 그 동안 세월이 거의 20년이 지났으니깐.
집도 낡아졌을 수도 있고….
이사를 갔을 수도 있고…
다시 또 변하게 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동안 다른 시리즈에서 다른 이야기가 나왔으려나?
마녀 위니 집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궁금하구나!
《마녀 위니와 심술쟁이 로봇》은
이 책 안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요소가 다 들어 있고,
글에는 전래동화와 같은 해학도 담겨 있으며,
그림은 그 자체로 완결된 작품처럼 멋있어서,
이야기가 풍성한 책이다.
《마녀 위니》 시리즈는 이미 여러 편이 나와 있는데,
다른 편을 함께 읽어도 좋겠지만,
가능하면 기본편인 《마녀 위니》 정도는
함께 읽는 것이 더 즐거운 책 읽기가 될 듯.
위니의 변화하는 모습과 함께 다른 점을 찾는 것도 재미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