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스한 머리와 풀린 눈, 매부리코 등 장난기 가득하고 익살스러운 모습의 마녀 위니와 새까만 고양이 윌버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마법의 세계로 가득한 마녀위니 시리즈는 1987년 『마녀 위니』가 어린이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하는 ‘영국 어린이 도서상(Children’s Book Award)’을 받은 이래 지금까지 계속 출간되고 있는 시리즈입니다. 위니와 윌버가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과 마법의 세계에 아이들은 열광하죠. 무슨 소원이든 들어 주는 요술 지팡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코믹하고 엉뚱하면서도 따뜻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빠져들게 된답니다.
벌써 시리즈의 열다섯번째 이야기네요. 마녀 위니는 도서관 문화센터에서 스케치, 뜨개질, 그림 등 두루두루 배우는 중입니다. 곰인형을 만들기로 한 날 위니가 만들어낸 것은 곰보다는 로봇처럼 보였습니다.
진짜 로봇이 아니어서 아쉬웠던 위니는 요술지팡이를 휘둘러 진짜 로봇으로 변신시킵니다. 그런데 이 로봇은 제법 말썽꾸러기였답니다. 이번 이야기는 이 말썽꾸러기 로봇이 요술 지팡이를 빼앗아 위니를 로봇으로 변하게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습니다.
무엇이든 들어 주었던 요술 지팡이가 이번에는 로봇에 의해 말썽을 일으키는 지팡이가 되어 버립니다.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위니 시리즈의 또다른 주인공인 검은 고양이 윌버가 눈부신 활약을 한다는 정도만 이야기 해드려볼까요?
아이들에게 있어서 마녀의 원형은 ‘엄마’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한 컬럼에서 서천석 소아정신과 의사는 첫번째 책인 ‘마녀 위니’ 에 대하여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 지은이 밸러리 토머스는 이 시대의 엄마와 아이의 만남을 짧은 판타지로 경쾌하게 표현하고 있다. 아이들은 고양이 윌버에게 감정을 이입하며 자기에게 걸려 넘어지는 엄마를 통쾌해하기도 하고, 엄마가 마침내 마음을 바꿔 자기를 인정해줄 때 한없이 기뻐한다. >
출처 :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571347.html
그러고보면 아이들은 이 책에서도 엉뚱한 사건에 휘말린 마녀 위니(엄마)를 위기에서 구해낸 윌버에게 자신을 대입하며 기뻐하는 걸까요. 개인적으로 이 검은 고양이 윌버 입장에서 씌여진 다른 그림책들이 나와도 좋겠다. 싶습니다.
마녀 위니 그림책을 즐기는 또다른 방법
첫번째. 앞 뒤 면지의 그림을 즐긴다.
마녀 위니 그림책 시리즈의 면지는 늘 세계 각국의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이 들어갑니다. ‘마녀 위니의 공룡 소동’ 편에는 한국 어린이들의 그림이 실리기도 했었죠. 이번에는 어느 나라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일까 추측해보는 것도 마녀 위니 그림책을 펼치면서 시작되는 놀이 중의 하나이죠. 이번 시리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학교 어린이들이 그린 여러가지 로봇 그림들이군요.
두번째. 그림 속에 숨겨진 카메오들을 찾아본다.
마녀 위니 그림책에는 항상 다른 마녀 위니 시리즈나 그림 작가 코키 폴의 다른 그림책의 주인공들이 카메오로 등장하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림작가 자신도 잊지 않고 등장하죠.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처럼 그들을 찾아내는 것도 즐거운 책놀이 중의 하나이죠. 이번 편에는 어느 장면에 숨어있었을까요?
위쪽 액자는 『용감한 해적 마녀 위니』편의 해적 Teachum 선장, 사실 Teachum 선장은 우리나라에 아직 소개가 되어있지 않을 뿐 자신의 이야기 시리즈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아래쪽 액자의 마녀 위니의 그림 작가 코키 폴이 보이는군요. 그림작가 코키 폴이 내한했을 때 위니와 같은 양말을 여러 켤레 가지고 있다고 했던 이야기도 문득 떠오르네요.
출처 : https://bir.co.kr/photo/69980/
이렇게 쉽게 보이는 그림 외에도 마녀 위니가 문화 센터에서 색색깔의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마녀 위니』편을, 컴퓨터로 윌버 그림을 그리는 모습은『마녀 위니의 새 컴퓨터』편을, 위니의 집 뒷마당에 있는 호박 헬리콥터는『마녀 위니와 슈퍼 호박』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도록 연상케 한답니다.
『마녀 위니를 찾아라!』에 이은 두 번째 놀이책 『마녀 위니랑 놀자!』도 함께 나온 듯 하네요. 참, 마녀 위니 시리즈는 그림책과 초등 저학년용 읽기책(문고)의 두종류가 있습니다. 그림책은 밸러리 토머스가 글을 쓰고, 문고는 로라 오웬이 글을 썼답니다. 이제 밤톨군이 초등학생도 되었으니 마녀 위니 문고도 슬슬 찾아 읽어볼 때가 된 듯 싶습니다.
그리기보다 만들기를 좋아하는 밤톨군 녀석은 조물조물 자신의 로봇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마녀 위니도, 로봇도 좋아하는 녀석에게 이 책은 최고의 조합이었지요. 오늘은 면지에 그려져 있는 것 처럼 검은색 도화지에 크레파스나 색연필, 파스텔 등을 이용하여 밤톨군만의 로보트를 그려보게 될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