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가끔 잊어도 된다고 그래야 삶이 더 재미있을거라고 이야기해 주는,
<걱정을 깜박한 꼬물이>
민정영
비룡소
걱정이 많은 지렁이, 꼬물이가 무시무시한(?) 모험을 겪은 후에
아~ 걱정을 깜박해도 괜찮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귀여운 꼬물이의 이야기이다.
벚나무 숲 빨강 지붕 아래,
걱정 많은 지렁이 꼬물이가 살고 있었어.
걱정이 너무 많은 것도 걱정인 꼬물이,
하지만, 걱정을 멈출 수가 없었지.
어느 날, 바닷가에 사는 이모가 보낸 예쁜 소라껍데기 선물을 받았어.
그 소라껍데기 안에는 초록 목걸이와 편지 한 장이 있었어.
초록 목걸이는 전대 할머니 시대부터 내려오는 행운의 목걸이라고,
이제는 꼬물이가 주인공이니, 멋진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 보라고 이모는 그렇게 쓴 편지를 보내주셨어.
꼬물이는 목걸이가 마음에 들었고,
‘딸그락 딸그락’ 구슬 부딪치는 소리는 꼬물이에게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속삭이는 것 같았지.
다음 날 아침 일찍, 꼬물이는 집을 나서려는데,
비가 내릴까봐, 햇빛이 쨍쨍 내리쬘까봐, 밤엔 추울까봐,
걱정이 되어 저렇게 준비하고 드디어 출발!!!
언덕 위로 올라오니, 꼬물이가 좋아하는 산딸기가 잔뜩 열려 있었어.
날씨도 좋고, 먹을 것도 많으니, 꼬물이는 걱정없이 산딸기를 먹고, 또 먹고 있는데,,
그 때 갑자기 커다란 새가 날아와 꼬물이를 낚아챘어.
꼬물이는 무서워 숨을 쉴 수 없었어. 하지만 목걸이를 믿고 용기를 내보기로 했어.
“큰 새님, 난 몹쓸 병에 걸렸어요, 나를 먹으면 후회할거예요”
꼬물이는 산딸기를 먹어 빨개진 입을 쫙 벌리고는 축 늘어졌더니,
큰 새는 놀라 꼬물이는 ‘휘익’ 던져 버렸어.
겨우 살아난 꼬물이, 물을 마시러 강가로 갔는데,
그때 나타난 커다란 물고기가 꼬물이를 꿀꺽 삼켜 버렸어.
꼬물이는 무서웠지만,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온몸을 꿈틀꿈틀, 꼬리를 살랑살랑,
물고기 콧속을 힘껏 간지럽혔어.
그랬더니 물고기를 간지럼을 참지 못해 크게 ‘엣취!’
꼬물이는 나뭇잎 위로 ‘딸그락’ 떨어졌어.
무사히 땅으로 올라온 꼬물이는 다시 길을 나섰어.
숲을 지나려는데 아무리 길을 가도 큰 그루터기 앞으로 되돌아오자,
지친 꼬물이는 빨간 지붕 아래 두고 온 따뜻한 침대가 생각났어.
그러다 문득 하늘에서 떨어지고 물고기 입에서 튀어나온 모험을 떠올리자, 용감한 지렁이었음에 행복해했지.
그때 갑자기 ‘팡! 파방 팡팡팡!!!”
불꽃을 향해 꼬물이는 갔어.
근사한 파티가 열리고 있었고, 꼬물이는 처음 만난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었지.
꼬물이의 멋진 모험담을 들은 친구들은 손뼉을 치며 놀라워했어.
기분 좋아진 꼬물이,
신 나는 음악 소리에 꼬물이도 저절로 몸이 움직였지.
‘꼬물꼬물 쭈욱쭈욱, 꼬물꼬물 쭈욱쭈욱’
꼬물이는 신 나서 있는 힘껏 뛰어올랐어.
‘띵요요요요요~’
‘띵요요요요요~’
열두 번째 띵요요요를 하는 순간, 초록 목걸이가 딱 끊어져 버린 거야.
슬퍼하는 꼬물이,
그러자 솜씨 좋은 거미 아줌마가 나서, 초록 구슬로 예쁜 목걸이를 만들어 주셨어.
목걸이에 있던 초록 구슬말고도 다른 열매가 많아서 모든 친구들이 마음에 드는 목걸이를 가질 수 있었어.
파티는 다시 시작되었고, 다들 신 나게 하하호호 웃으면서 신 나게 춤을 추었어.
꼬물이는 초록 목걸이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
걱정 같은 건 깜박해도 괜찮다는 걸.
깜박깜박할수록 더 신 나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걸 말이야.
…..
우리가 그 무언가를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 쉼없이 걱정을 달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만약, 그런 걱정을 잠시 내 옆에 내려놓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꼬물이처럼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서 나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고,
깜박깜박할수록 내가 생각치 못했던 신 나는 행운이 나에게 찾아올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ㅎ
걱정이 앞서,
걱정이 두려워서,
용기조차 내기 어려워,
새로운 시도 조차 하지 않으려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우리 아이를 위한 책이었는데,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준 책이다.
“이제 네가 주인이 될 차례야, 새로운 세상으로 모험을 떠나 보렴.
용기를 내는 순간 근사한 행운을 만날 거야.
넌 용감하고 멋진 지렁이란 걸 잊지 마.”
“걱정 같은 건 깜박해도 괜찮다는 걸.
깜박깜박할수록 더 신나는 행운이 찾아온다는 걸 말이야.”
우리아이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말이 이 책 속에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