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를 움직이게 한 것은?>
아이들을 키우면서 곧잘 보던 방송 중에 ‘betweens the lions’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미국 방송으로 기억하는데 그 방송을 보면서 도서관 앞을 지키는 사자 두 마리가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그 후로 그림책에서 곧잘 도서관과 사자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만나고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그림책도 있고, 지금까지도 외국의 경우 도서관의 사자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 참 궁금하다.
이번에 만난 책은 도서관 앞에 서 있던 돌사자가 움직이게 된다는 내용의 그림책이다. 이번 책 역시 도서관 앞의 돌사자의 이야기이다. 다시 잊고 있었던 도서관과 사자의 관계가 사뭇 궁금해진다. 책 속에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지만 말이다.
도서관을 지키고 있는 돌사자. 돌사자는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친구같은 상징적인 존재로 서 있다. 어떤 이들은 두려워하고 어떤 이들은 친근해 하고. 그런 돌사자 옆에 웅크리고 눈물짓는 소녀가 있다. 남동생과 단 둘이 어렵게 살고 있는 사라. 사라의 눈물을 본 사자는 사라의 눈물을 이해하고 싶다.
도서관을 찾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희노애락이 담긴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웃기도 울기도 한다. 돌사자는 그런 마음을 이해하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어느 추운 겨울 날, 어린 동생이 든 바구니를 들고 와 사자의 곁에 웅크리고 쓰러진 사라. 돌사자는 그런 사라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드는데…
그런 강한 마음이 돌사자를 움직이게 하는 기적같은 일이 생긴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벤에게 도움을 청하고 사라를 안으로 끌어들인 후에 다시 굳어져버린 돌사자.
정말 일어날 수 없은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돌사자가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무척 궁금해 할 것이다. 정말 움직일 수 있을까? 또 다시 움직일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는 그 순간 진심이라는 단어를 전달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라를 도와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 그 진심이 돌사자를 움직일 수 있게 해주었으니 말이다. 무엇이든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돌사자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느끼고 싶어했는데 간절한 순간 이뤄진 것이다.
그 다음 돌사자는 다시 움직였을까? 움직이지 않았다고 해도 돌사자 곁에 다가오는 이들의 마음을 돌사자는 이제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