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주만드 뷰티살롱

시리즈 블루픽션 77 | 이진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4년 11월 28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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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책 제목이 눈에 띄었다.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 왠지 미용과 관련된 책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겉표지를 하나하나 봤을 때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가부좌 자세도 아니고 나무서기 자세도 아닌 희한한 자세를 한 세 사람과 사막 그리고 그 뒤에 낙타와 아랍인인지 인도인인지 터번을 두른 남자가 있었다. 또 책 제목 위에는 화려한 비즈 발이 있었다. 뭔가 가벼우면서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인상이었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여학생이 나온다. 살이 너무 쪄서 고민인 세아, 여드름이 고민인 윤지, 남자처럼 생긴 외모·말투·행동이 고민인 화영. 이들은 서로 다른 고민을 가지고 아르주만드 떡볶이 집에 생긴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에 오게 된다. 단 3달 만에 이 고민들을 해결해 준다는 말만 믿고 찾아온 그들은 비밀에 감추어진 떡볶이 집 주인 아르주만드 민 언니의 수업을 듣게 된다.

현재 중학생인 나한테는 이 책의 주인공들과 소통이 잘 되었다. 왜냐하면 ‘여학생’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키는 안 컸는데 몸무게는 불어나고 살이 찐 느낌이 들 때 마다 받는 그 스트레스와 얼굴에 트러블이 생겼을 때의 짜증과 더불어 다른 여학생들과 달리 남자 애 같다는 소리를 꽤 듣는 나한테는 더욱 공감이 되었다. 거기에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을 대신 말해주는 느낌이었다. 남들의 눈치를 보고. 남들의 시선을 신경 써서 아르주만드 뷰티 살롱에 오게 된 그들의 목표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남들의 시선에 상관 하지 않는 것이었다. 어쩌면 우리들도 그러지 않을까?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당당히 성공하고 좋은 직장의 높은 자리에서 부하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고,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사회에서 성공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많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종류도 다양한 힘든 일들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그 고통을 말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적다. 표현을 하더라도 가끔씩 말하지 매번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런 현실에서 이 책은 우리의 속마음을 대변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화영은 투명인간이 되기 싫어 중학교 시절, 배구부에 들어갔다고 하였다. 가족들은 오로지 막내만 보았다고 하면서. 누구든지 투명인간이 되는 것을 싫어한다. 잠시나마 자신을 숨기는 것은 좋아해도 영원히 숨는다고 하면 투명인간이 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다. 윤지는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날까봐 성적에 매달린다. 외동딸인 윤지는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는데 ‘혼자서 잘 하니까’라는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싶어서 1등을 하려고 한다. 1등을 하면 특별히 잘 한 것이고, 칭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투명인간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1등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눈에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투명인간도 존재하고 1등이 존재하면 꼴지도 존재한다. 이런 사회에서 우리는 절망의 늪을 보게 된다.

갑갑한 현실. 이런 현실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해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목표가 분명한가?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는가? 혹시 너무 부담을 가지고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은 아닌가? 성공한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자신감을 가졌듯이 진정한 성공을 하려면 마음의 여유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보며 갑갑하게 꼭 다물고 감추었던 우리의 속마음을 이야기 해 주고 있는 책이다. 그러다 보니 읽다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웃음도 지어지게 되었다. 가끔씩 지치고 의지가 약해질 때면 사하라 사막의 모래를 보며 소원을 빌고 아르주만드 언니의 뷰티 체조 마지막 동작을 취해 보자. 와히드, 이스난, 살라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