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먹었지?의 지은이는 일본 작가 고미 타로예요.
저는 처음 보는 이름인데, 아기 그림책 부문에서는 꽤 유명하신 작가님 같았어요.
번역하신 분은 김난주.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들은 거의 이분이 번역하셔서 정말 익숙한 이름인데
그림책 번역도 하셨군요.
일본 문학 번역은 거의 독점이신가요? ^^;;
<누가 먹었지?>의 구조는 단순해요.
**을 먹은 건 누구? 라는 질문이 왼쪽 페이지에 있고
오른쪽 페이지에 그림이 있어요.
그림 속에서 그 음식을 먹은 동물(사람)을 찾는 활동이에요.
그런데 구조는 정말 단순한데
책을 보다보니 참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왼쪽 페이지의 “**을 먹은 건 누구?”라는 질문은
같은 문장 구조에 목적어만 바뀌어 있는데요.
달걀 프라이를 먹은 건 누구?
도넛을 먹은 건 누구?
포도를 먹은 건 누구?
사탕을 먹은 건 누구?
이런 반복적인 질문을 통해 운율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고
식품과 관련된 어휘를 학습할 수도 있어요.
다만 아쉬운 건, 첫 번째 질문의 ‘버찌’예요.
이왕이면 우리가 일상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어휘였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아이에게 이해시키기도 쉽고요.
비슷하게 앵두나 체리였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요?
오른쪽 페이지의 그림은요.
동물(사람)들을 보고 그 중에 음식을 먹은 동물(사람)을 찾아내는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게 숨은그림찾기만큼이나 집중력을 요하는 것 같아요.
다 비슷해보이는 것 사이에서 다른 것 하나를 찾는 게 아주 쉽지는 않더라고요.
변별력을 기르는 데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아요.
그리고 페이지가 넘어갈 수록 동물의 수가 하나씩 늘어나거든요.
그걸 통해 숫자 개념도 익힐 수 있어요.
사자가 몇 마리지? 소가 몇 마리지?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숫자를 세게 만드는 거죠.
아이가 셀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개미들.ㅋ
이 페이지에 이르면 ‘많다 – 적다’를 활용해서 이야기해줘요.
모든 부모님들의 바람이겠지만
저는 우리 아이가 책을 정말 좋아했으면 좋겠거든요.
저나 남편이나 어릴 때부터 책 읽기라면 정말 옆에서 말릴 정도로 좋아했는데
이상하게 하라는 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 살짝 걱정했는데.
하라는 아직 이야기가 있는 동화책보다는
이런 그림책이 더 맞는 것 같아요.ㅋ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는 것도 엄마의 역할이겠죠?
<누가 먹었지?>는 우리 하라에게 딱 맞는 책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