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를 보면 제목의 마녀와 전혀 무관해 보인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마녀는 동화속에서 본 조금은 무섭고 흉측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보통 공포감을 주는 경우가 많다. 가끔은 허당같은 느낌을 주는 마녀도 있지만 마녀 자체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표지를 보면서 제목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기에 오히려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하다.
아빠가 떠나고 엄마, 동생 재코와 살고 있는 로라. 서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엄마 대신 늘 동생을 돌보는 로라.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의 그림에서 누군가 빠졌지만 이들 나름대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들은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은 늘 힘들고 불행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가는 엄마와 로라이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의지하며 살아간다.
재코와 매혹적인 가게에 들어간 로라. 밖에서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안으로 들어가니 빨리 밖으로 나가가 싶은 마음이다. 꼭두각시 인형같은 얼굴에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얼마없고 그마저도 짧은 노인. 가게의 분위기 때문인지 그 노인도 평범해 보이지는 않는다. 자신의 이름은 ‘카모디 브라크’이며 골동품과 희귀품 세계에서는 알려진 인물이라 말한다. 자랑스럽게 자신에 대해 말하는 사람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잘 알려진 인물이라지만 로라에게는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게 만드는 인물이다.
동생 재코의 손에 도장을 찍어주겠다고 말하는 브라크. 손등에 도장을 찍자 재코는 불에 덴 것처럼 비명을 지른다. 얼른 그곳을 빠져 나오지 못한 것이 속상하기만 한 로라. 집으로 돌아와 도장을 지우려해도 지워지지 않는다. 그것 때문일까. 재코는 악몽에 시달린다. 그렇게 지우려고 했던 도장이 자고 일어나니 사라졌다. 아니 피부속으로 스며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행한 일을 미리 알수 있는 로라는 이번 일을 그냥 넘길수 없다. 부모님이 헤어진던 날도 소렌슨이 전학오던 날도 이런 불길한 예감들이 적중했다. 그렇기에 동생에게 닥칠 위험이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7학년 선도 부원인 소렌스 칼라일을 찾아간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로라는 그가 마녀인지 알고 있는 것이다.
“오빠라면 날 도와줄수 있을 것 같아서. 나 좀 도와줘. 오빠는 마녀잖아, 안 그래?” – 본문 115쪽
엄마와 의사선생님은 단순한 병으로 알고 있지만 재코의 위험을 감지한 로라. 그 누구도 문제의 심각성을 알지 못한다. 이렇게 위태로운 상황에 혼자 싸워야만 로라가 소렌스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판타지같은 이야기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사춘기 소녀가 성장해가는 이야기도 만날수 있다. 아빠와 헤어져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자신이 아닌 새로운 남자친구에게 의지하는 것이 마음이 상하기도 한다. 그 상황에 동생을 챙기는 누나의 모습도 만날수 있다. 요즘 썸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런 관계에 있는 소렌스와의 모습도 눈길을 끈다. 악령에게 생명을 잃어가는 위급한 상황의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더불어 한 소녀의 성장과 가족의 사랑이야기를 함께 만날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