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들에게 동시를 읽어주는 게 참 좋다고 해요. 동시를 통해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리듬+운율을 통해 감각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자연세계+인간세계+ 사물에 대한 날카로운 직관력과 관찰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며,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 또한 기를 수 있다고 합니다. ‘시리동동 거미동동’같은 동시그림책을 읽어준 적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동시로 가득한 동시집을 읽어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딸아이는 동시그림책은 동시보다는 그냥 동생들이 보는 그림책으로 인식을 했던 반면, 동시집을 통해서 동시의 재미를 제대로 느끼는 것같았어요. 서점에 가서 스스로 동시집을 한 권 사서 읽은지 얼마 안되어 또 한 권의 재미난 동시집을 접하다 보니 동시집을 읽는 내내 더 쉽고 재미있게 빠져들었답니다.
“바닷물 에고, 짜다’는 김수영문학상 수상자인 함민복 시인이 바닷속 생물들을 관찰하면서 쓴 기발한 동시 43편과 2009년 볼로냐 라가치 상을 수상한 엄혜원 선생님의 서정적인 그림으로 꾸며진 예쁜 동시집입니다. 귀엽고 유머러스한 그림처럼 시 역시 너무 깜찍하고 예쁘답니다.
짱뚱어
나 물고기 맞아
수영 실력은 간신히 낙제 면했고
뻘에서 기어 다니는 데는
일등
나 진짜 물고기 맞아
<짱둥어>라는 동시예요. 너무 재미있죠. 모든 시가 이렇게 어른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웃음짓게 만든답니다. 동시를 읽다보면 확실히 언어가 더 풍부해지는 걸 느끼게 되요. 비유, 은유, 직유 등의 꾸며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거든요. 주어, 목적어, 서술어로 주로 이야기하던 아이의 언어표현이 부사나 형용사가 붙어 언어구사력이 발전하는 것만 같답니다. 동시집을 읽고 아이와 함께 직접 동시를 지어보았답니다. 초승달이란 제목을 정하고, 초승달을 보면 떠오르는 걸 적어보았죠. 동시 옆엔 아이가 직접 그림까지 그려 넣었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첫 동시 작품치고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아이도 저도 흡족해했습니다.
초승달
초승달은
접시 같은 달
초승달은
수박껍질 같은 달
초승달은
웃는 입 같은 달
앞으로 좀 더 다양한 동시들을 접해보아야겠어요. 틈틈히 아이에게 동시 한 편 읽어주는 낭만적인 엄마가 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