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시인의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동시집을 읽어봤답니다.
동시는 왠지 어른의 때묻은 마음도 깨끗하게 씻어주는 느낌입니다.
표지부터 졸복들이 깜찍한 채플린 모자를 쓰고 저마다 재미난
표정이라 동시집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들기 충분하죠?^^
함민복 시인은 1962년 충주에서 태어나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저력이 있으신 분이네요
시를 쓰신걸 보면 보는 시야가 우리와 남다르단 생각이 들정도로
시의 글감이 신선했답니다.
염혜원님의 그림과 만나 참 잘 어울리는 시화가 되었더군요.
차례를 보면 바다와
관련된 생물들과 소재들은 모두 다 있죠?
저는 이 중에 [지구신발]이라는 동시가 참 좋더라구요.
너 지구 신발 신어봤니?
맨발로 뻘에 한 번 들어가 봐
말랑말랑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어
금방 발에 딱 맞는 신발한 켤레가 된다.
그게 지구 신발이야
지구신발은 까칠까칠 칠게 발에도
낭창낭창 도요새 발에도
보들보들 아이들 발에도
우락부락 어른의 발에도 다 딱 맞아
당장 지구신발 신어보러 보드라운 뻘 속에
발을 담그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모두가 신어도 좋은 지구신발 사이즈가
작아져 버릴 염려가 없는 지구신발은
오래도록 우리들이 아껴주고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고기들에게 이야기 하듯
자신이 생각한 걸 동시로 차근차근
참 잘 표현한 함민복 시인님이셔요
마른김을 바다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생각도 못하겠죠?
그맛이 얼마나 고소한지 알려주고
싶은 시인의 위트가 재미납니다.
낙지는 까만 먹물을 내뿜어
붓글씨 쓰는 학생, 동양화 그리려는 화가로 표현해서
아이들과 한참을 웃었어요.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다구요.
어부들은 평생을 바다에 살다보니
어느 시기에 잡히는 생선이 제일 맛난지 훤히 알고 계실듯해요
정말 바다 학교라도 열면 인기 최고겠지요?
살아있는 밤송이로 표현한 성게가 정말 재미나
아이들에게 동시를 낭송해 보게 했답니다.
막내는 더듬더듬 이래도 동시를 읽는 맛을 알게된듯해요.
언니는 언니라 차분히 읽구요~
동시를 매일 한 번씩 낭솔해 보게 하는 것도 좋은것 같아요.
생활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것 같지 않으세요?
아이들과 열심히 동시집을 읽은 시간인듯해요.ㅎㅎ
아이들의 성게라는 동시낭송을 짧게 들어보셔요~
http://blog.naver.com/psj8889/220302131429
요즘은 고학년이 될수록
우리말을 정ㄹ마 함부로 사용하는 것 같아 화가 나기도 해요
이리도 아름다운 우리말인데 왜 그리 줄여쓰고 욕설을 넣어
우리말을 점점 낮추는지…
자라는 아이도 좋지만 학생들에게도
동시를 외우게 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배려의 마음과 친구와 쓰는 말도 좀 더 아름다워 지지 않을까요?
함민복 시인의 바닷물 에고 짜다
꼭 추천드리고픈 동시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