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풍수를 어느 정도 믿는 편이다. 아마도 부모님 영향을 받은 듯한테 어릴 때 이사할 때면 어느 방향으로 이사할지 의논하셨던 부모님을 통해 자연스레 받아들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도 가끔 풍수 관련 책을 보며 집안 물건들을 옮겨보기도 하고 색깔에 신경쓰기도 하는 등 적극적이지는 않지만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실천해 왔다. 현대 문명이 갈수록 발전하여 물질의 편리함과 발전에 맹목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풍수가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 전부터 조상님들을 통해 내려온 것을 보면 완전히 미신이라고 볼 수도 없다.
<<명당은 마음 속에 있다>라는 책은 이런 “풍수”에 관련된 이야기를 아주 쉽게, 만화로 풀어놓은 책이다. 단순한 그림체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무엇보다 그냥 지식적인 내용을 풀어놓은 것이 아니라 하나의 스토리를 통해 더욱 궁금해 계속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젊을 적부터 풍수에 인생을 건 아버지와 대신 생계를 떠맡아온 어머니 아래서 자란 주인공은 풍수에 대해 외면하고 싶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새 풍수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어려움을 겪는 회사 사람들을 도와주게 된다. 왠지 주변에 꼭 있을 것 같은, 이러한 스토리에 최창조 선생님의 실제 풍수 지식이 더해진다. 스토리 안에서 읽기 때문에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내용은 역사 속의 다양한 풍수 이야기이다. 묘자리나 집을 짓기 위해 옛 사람들 또한 재판을 할 정도로 다툼이 있었다니 무척 흥미로우면서도 사람들의 성정은 잘 변하지 않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풍수란, 땅의 형세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지어 설명하는 학설이다. 즉, 조금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나의 노력과 더불어 다른 기운을 받고자 하는 노력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노력없이 행운만 바라는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노력 위에 더하고자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미신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다만 너무 과하게 의지하여 풍수에만 매달린다거나 책 속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인생을 건다면 문제가 될 것이다.
실제로 풍수가들은 자신의 집이나 묘자리를 정말로 좋은 자리가 아닌, 자신들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으로 정했다고 하는 걸 보면 풍수에 의한 명당은 누군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어차피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찾는 장소인데 내 마음이 불편해가면서까지 구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부터, 내가 편안한 곳, 내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진정한 명당이고, 진정한 풍수를 이용하는 삶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