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슬프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네요.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62 | 유은실 | 그림 강경수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3월 30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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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작가의 장편동화 <마지막 이벤트> 비룡소 출판사의 초등 3.4.5학년을 위한 일공일삼 창작 읽기책 시리즈 중 한 권이랍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추천 도서로, 초등 고학년들의 감성을 촉촉하게 해 줄 책이에요. 눈물도 나고, 두근대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가슴도 찡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이벤트 이야기인데, 할아버지와의 사이가 각별했던 주인공 영욱이로의 감정이입이 쉽게 일어나게 되네요.
어린이 동화에서는 보기 드문 죽음과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를 가슴 찡한 감동과 유머를 담아 풀어낸 <마지막 이벤트> . 이 책은 프랑스에 소개되어 출간되기도 했고,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해요.
그림이 왠지 낯익다…했더니, 얼마 전, 준이랑 재미나게 보았던 <건방이의 건방진 수련기> 의 그림작가 강경수 화가의 작품이더라고요.
잠 자기 전, 아무리 늦은 시각이라 해도 책을 보다 자는 습관. 이 날도 밤이 상당히 늦어서 다음 날 일어나는데 지장을 줄까봐 어서 자라~어서 자라~잔소리를 해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준이는 이미 독서삼매경. 한 번 잡은 <마지막 이벤트>를 단숨에 읽어버리더라고요.
준이에게도 올 해 일흔 여섯 되신 할아버지는 영욱이와 영욱이 할아버지 사이만큼이나 가깝고 친근하거든요.
할아버지의 입 냄새랑 발 냄새 때문에, 또 코 골고 이 가는 소리 때문에 식구들은 영욱이 할아버지 곁에 가까이 갈 엄두를 못 내지만, 베개에 머리만 대면 일 분 안에 잠드는 영욱인 이런 게 전혀 문제되지 않아요. 게다가, 영욱인 축농증에 걸려서 냄새도 잘 못 맡으니 할아버지와 떨어져 지내는 건 상상조차 싫어하는 아이에요.
습관처럼 죽기 딱 좋은 나이라던 영욱이 할아버지가 어느 날, 조금 이상합니다. 실수로 바지에 소변을 누어버리고, 영욱이 부축을 받아 겨우 겨우 화장실에 다녀오시더니 정말 돌아가실 것 마냥 힘들어하셨어요. 할아버지 말씀대로 아빠 엄마, 고모들에게도 할아버지가 이상하다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되어버린 할아버지 말씀을 누구도 믿어주지 않네요.
그리고 그 날 밤, 영욱이 할아버지는 정말 돌아가시죠.
영욱이 할아버지의 임종은 그래서 아무도 보지 못 해요. 잠이 들면 업어가도 모르는 영욱이조차 할아버지 곁에서 자면서도 몰랐죠.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어느 박스에 무엇인가를 넣어 둔 것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이벤트라고 하는데, 할아버지 소천은 의외로 75쪽에 비교적 급히 소개가 되네요.
보통의 동화책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 장례식장도 낯선데, 벽제화장터 이야기까지 영욱이 뿐 아니라 책을 읽는 준이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부터 책을 읽던 준이가 심각해졌어요. 어떡해..어떡해… 이러면서 표정이 너무 슬퍼지더라고요.
스토리는 장례식장에서의 해프닝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요. 할아버지 장례식에서 가족들이 보이는 행동들, 심리상태 묘사 등이 이제 12살 난 준이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모양입니다.
가족의 죽음 앞에서 그닥 슬퍼 보이지 않는 사람들. 이를 보는 영욱이의 감정이 준이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겠지요. 억울함,속상함,분노,짜증,미움과 원망 등으로 뒤엉킨 복잡한 영욱이의 마음을 식구 중 누구도 알아주지 못 하는 것 같은데, 책 밖에 있는 준이는 깊이 깊이 공감하는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의 마지막 이벤트는 무엇이었을까요? 그건 책에서 직접 확인하셔야 해요. 가족 모두를 아리송하고 당황스럽게 했던 할아버지의 이벤트. 가족들은 결국 할아버지 뜻을 따르기로 하지요. 그런 이벤트를 준비하신 할아버지의 의도를 이해하기엔 열 두살이 다소 어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날 밤, 책을 다 읽고 눈이 퉁퉁 부은 우리 준이, 제게 와서 이런 말을 하네요. “우리 가족은 정말 서로 사랑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께 더 잘 해 드려야겠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한 필리핀 여행이 더 뜻깊었던 듯 합니다.
준이가 읽은 책, 저도 같이 읽으며 부모님께 더 잘 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외롭지않으시게 자주 찾아뵙고, 맛난 거 사 드리고…
*비룡소 연못지기로 활동하며 책을 선물받고 읽은 후 작성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