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딱 붙었다니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세상에나…

무슨 이유로 이 세명의 아이들이 칠판에 손이 붙었을까?

분명 무슨 연유가 있었을터인데 사뭇 짐작하기 어렵다.

제목에서부터 괭장히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서 막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서현님의 이름을 여기서 만나게 되서 놀랐고 아주 많이 반가웠다. 

 

 

시끌벅쩍한 교실

민수, 동훈이, 기웅이는 친한 친구들이다.

모두 박씨인데다가 잘 어울려다녀서 별명이 세박자이기도 하다.

민수는 씨름부에 들어간 덩치가 있는 친구이고

동훈이는 방송기자인 엄마덕에 늘 최신폰, 최신선물을 갖고 있는 친구이고

기웅이는 자주 싸우는 엄마,아빠때문에 맘 편할 날이 없는 친구이다.

 

오늘은 이 세박자가 청소당번이어서 청소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셋이 서로 좀 멋쩍다.

언제부턴가 어색한 사이가 되었고 서로 알수 없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그래서 그런지 청소당번임에도 누가 먼저 청소를 하자고 하거나, 챙기지를 않는다.

선생님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나서 세박자는 칠판을 닦으려고 앞으로 나가 칠판을 닦으려는 순간

세 아이의 손이 칠판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가 있을까?

다른 친구들은 손을 붙여도 붙지도 않는 칠판인데 왜 이 세박자 친구들 세명만 이렇게 딱 붙었을까?

반 친구들이 새끼줄처럼 줄줄이 붙어 잡아당겨보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자 학생들, 선생님은 119에도 신고하고, 교장선생님, 학부모님에게까지 연락을 하게 된다.

어른들이 총 동원되서 교실에 있긴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다.

반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난 장면이다.

갑자기 생겨난 돌발상황때문에 집으로 돌아간 친구들은 한명 두명씩 다시 교실로 찾아와 세 친구의 손을 뗄 수 있는 방법들을 하나씩 제안한다.

반 친구들은 세제, 로션, 비누, 오일등등 각자 집에가서 자기들만의 방법들을 구상해 다시 학교를 찾은것이다.

아이들의 천진하고도 순수한 마음이 드러나서 읽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비눗방울과 세제와 오일이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면서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미끌거리고 간지럽고 해서 슬슬 웃음이 터져나온것이다.

상황은 심각하나 아이들의 얼굴은 그저 즐겁고 신나한다.

ㅎㅎ  긍정적으로 상황을 전환시키는 장면이라 보면서도 행복했다.

 

반면 어른들이 제안한 방법으로는 무당, 박사, 스님, 신부님을 모셔오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심각했고, 아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등장한 어른들도 심각했다.

세박자 친구들은 이 어른들의 바램과는 달리 너무 너무 소변이 마려워서 미칠지경이었다.

동상이몽이 된 셈이다.

같은 곳에 있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이 상황조차도 왜 이렇게 웃긴지..

 

이 책을 보는 재미는 사물의 의인화된 표현들이다.

건물, 급훈액자, 햇님 등등 작가의 위트도 엿보인다.

아이들의 이야기다보니 아이들스러운 천진함과 유머들이 곳곳에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에서 주는 메세지는 바로 소통이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어느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지하철안에 사람들이 모두 저마다 스마트폰을 꺼내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본 이후

마음에 꽂힌 가시가 없어지지 않아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살아가기 편해지는 만큼 사람들간에 만나서 소통하는 일은 줄어들고 있는건 사실이다.

스마트폰, 온라인상으로 모든것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어서 사람이 그리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고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가는것은 분명 사람들에게 병을 키워내는 삶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대화가 부족함으로 인해 서로 오해가 커져가고 그러다보면 그 오해로 인해 관계가 끊어지게 되는 비극이 생기게 되는것이다.

칠판에 발이 아닌 손이 붙은 이유를 세명의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깨닫기 시작한다.

아마 발이 붙었으면 분명 손으로 또 다시 뭔가 각자의 세계로 빠져들어가 대화를 더 하지 않았으리라.

전지전능하면서도 그래서 더 아쉬운 손이 붙음으로 인해

손으로 뭔가 하는것에 집중하는것에서 친구의 얼굴을 보게 되고, 친구의 마음을 보게 되고, 그러면서 오해를 풀고

소원해진 관계가 다시 친밀해짐으로써 우정과 사랑을 느끼게 된다.

 

세명 친구들은 잠깐이지만 손을 멈춤으로써 서로를 마주하며 오해를 풀 수 있었으나

이 세 아이들이 각자 집에 가서는 어떻게 가족간의 소통을 풀어낼 지는 의문이다.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유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깨우침과 방법을 찾는것은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었기때문인것같다.

부드러운 교훈!!

그러나 그 내용은 아주 적날하고 정확한 지적들이다.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부모님과 아이들의 거리감은 좁혀질 줄 모른다.

그래서 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웃픈 웃음만 나온다.

 

책을 읽고 나니 바쁜 내 손을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자녀와 대화할때는 바쁘게 움직이는 손을 잠시 멈추고 아이의 얼굴을 볼것!!

스마트폰을 검색하는라 바쁜 손을 내려다보면서 꼭 아이의 얼굴을 생각할것!!!

스마트폰 검색하며 내 세상을 갖는것과 내 주변의 사랑스런 이들을 갖는것중에

가치가 있는 소중한것은 분명 후자인것을 다시한번 상기하여 지키고자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