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어떻게 만들까? 작가가 책을 쓰고 인쇄하면 그냥 나오는지 알았다. ^^;;;; 물론 그림책은 막연히 손이 더 가겠거니 했다. 독자가 한 권의 책을 손에 쥐기까지 작가와 출판사 그리고 숨은 분들의 노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 2004년에 나온 책인데 왜 이 책을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일과사람 시리즈로 만난 ‘책 만드는 이야기, 들어 볼래?’에서는 책이 우리 손에 오게까지의 과정을 출판사와 인쇄소, 종이 다루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로 출판사 분들의 노고가 많이 들어있다.
이 그림책 ‘책은 어떻게 만들까요?’는 이 그림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A부터 Z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 책을 보는 아이의 모습 뒤로 작가와 출판 관계자들의 모습이 담겨있고, 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분야별 맡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가!’) 막연히 이런 사람도 있겠거니 했는데 한사람씩 보여주니 눈에 확 들어온다. 정말 한땀 한땀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좌측 – 앞날개 ‘책은 어떻게 만들까요’에 이 책의 내용이 요약되어있다. 작가와 출판사, 인쇄소, 제본소에서 겉표지를 만들기까지.
우측 – 책의 구성을 보여준다. 앞날개 앞표지 속표지 면지 책등 매는쪽 출판사이름 작가와 화가이름 뒷날개 제목페이지 제목 그리고 판권페이지까지.
좋은 생각이 떠오른 작가가 글을 쓰기 시작한다. 많이 생각하고 이렇게 저렇게 써보고 완성하여 편집자에게 보낸다. 편집자는 작가들이 보낸 글들을 읽고 그들과 맞는 글을 만나면 작가에게 연락을 하고 계약서를 쓴다. (이 책은 글과 그림이 한 작가) 작가는 그 글에 맞는 그림을 생각하고 섬네일로 구성하고, 실제 나올 책 크기대로 만들어 색칠을 하고 글자도 오려 붙여 어떤 느낌이 들지 더미를 만들고, 완성된 더미를 출판사에 보낸다.
작가는 기획편집자, 디자이너와 회의를 하여 글꼴을 정하고 교열편집자가 교정한 후에 글이 들어있는 플로피 디스크와 글꼴디스크를 넣어 조판지를 만든다. (조판지 – 고른 글자꼴대로 컴퓨터에 입력하여 인쇄한 종이)
더미를 참고하여 그림작업 원화가 완성되면, ‘노랑 파랑 빨강 검정 4색’의 분판필름을 고르고 교정쇄를 확인하고 4색 인쇄기를 준비하고 실린더 하나에 한가지 색을 인쇄한다. (4가지 색으로 모든 색을 보여줄 수 있다니 놀랍다) 작가도 출판관계자들도 모두 두근거리는 시간.
인쇄된 책은 제본소에서 속표지 겉표지를 만들고 제본하여 완성. 완성된 책으로 영업 회의를 하고 홍보를 하고 서점에 진열되고 드디어 독자의 손으로!
글로 쓰니 무척 장황하지만 귀여운 그림과 함께 읽으면 쉽게 이해가 된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가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서정주님의 ‘국화옆에서’가 생각났는데 그림을 보면 작가의 글쓰기부터 아이가 책을 받을 때까지 달력의 날짜에 동그라미가 쳐져있다. 1월4일 좋은 생각이 떠올라 기뻐하는 작가의 모습, 2월10일 글쓰기 끝냄, 3월15일 그림을 그리기 시작, 4월9일 더미 완성, 7월30일 원화 시작, 10월30일 원화 완성, 해를 넘기고 4월26일 원화 확인과 교정이 다 끝나고 최종 인쇄 인쇄, 5월28일 제본소를 거쳐 창고 보관, 6월7일 영업회의와 홍보 시작, 9월18일 서점 공개, 9월30일 아이의 생일 선물.
작가의 생각이 책으로 나오기까지 거의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일반책은 원화작업이 적으니 시간은 좀 줄겠지만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만화가는 작가후기로 종종 자신의 모습을 눈이 퀭하고 옷과 머리도 엉망이고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을 그리곤 한다. 아마 만화가 뿐아니라 모든 작가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때는 자신을 돌보기보다 글에 더 몰두하지 않을까 싶다. 이것만 더 조금만 더..
나의 친구 껌정드레스 박신영 작가를 비롯하여 모든 작가분들께 그리고 출판사와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 솟아난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