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꼭 해야할 여러가지 말들이 있어요.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
그런데 우리는 이런 말들,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히는 경우가 많아요.
화가 날때 쓴소리는 그렇게 큰 소리로 이야기하면서 말이예요.
저 세가지 말 중에서 오늘은 ‘미안해’라는 말에 대해 이야기 나눠봐요.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우리 아이들이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엄마”아빠’다음으로 배우는 말이
‘고맙습니다’ 혹은 ‘미안합니다’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이젠 말로 표현하는 미안합니다를 넘어서
그 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알고
정말 사과다운 사과를 할 줄 아는 우리 아이들과 부모가 되어보자구요.
비룡소 [사자가 작아졌어!]랍니다.
어느날 풀숲에서 낮잠을 자던 사자.
잠에서 깨고 보니 몸이 작아졌어요.
나무도 풀숲도 들쥐도 개울도 모두 너무 커져버렸어요.
어제처럼 개울을 건너려던 사자는
그만 물에 빠지고 말아요.
허우적 대던 사자를 구해준 것은 바로
가젤!
하지만 가젤은 곧 이 사자가 어제 낮에 엄마를 잡아먹은
그 사자라는 것을 알게 되요.
이때 가젤의 감정,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아직 엄마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맞딱뜨린 사자를 보고
분노도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한 복수심도 생길 것이고 말이지요.
그런 가젤의 복잡한 심정을 저렇게
가젤이 산산조각나서 부서지는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엄마를 잃은 가젤의 큰 슬픔이 아마 온몸을 찢기는 듯한 고통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구요..
사자는 가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꽃, 노래, 뿔에 그려질 멋진 그림
하지만 가젤은 이 모든 것들이 소용없어요.
그 무엇도 엄마를 잃은 슬픔을 대신할 수 없겠지요.
이때 가젤이 외칩니다.
“다 소용없어!
그냥 우리 엄마를 돌려달란 말이야!” 라고 말이예요..
이제 가젤은 가슴이 꾹꾹 막혀 숨도 쉬기 어려워졌어요.
가젤의 큰 슬픔은 눈물이 되어
가젤의 눈에서 뚝뚝 떨어지네요.
가젤의 슬픔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한 부분이지요.
읽는 내내 저도 마음이 찡..했던 부분이예요.
이제서야 사자는 가젤이 한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았어요.
사자도 역시 다시 엄마를 못보게 된다면 가젤처럼
너무 너무 슬플것만 같았어요.
가젤에게 다가간 사자는 진심을 다해 사과합니다.
“널 슬프게 해서 미안해”
진심어린 사과라는 것은 바로 이런게 아닐까요?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해주며 건내는 따뜻한 한마디..
화려한 선물로 치장한 빈 깡통같은 사과는
상처받은 상대의 마음에 전해지지 않는 다는 걸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대목입니다.
가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동안 사자는 이전처럼 다시 커졌네요.
가젤은 서둘러 집에 갔고
사자는 느릿느릿 집으로 갔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일까요?
사자가 가젤을 또 쫓고 있어요.
아~아까 개울에서 구해준 일을 잊지 않은 사자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가젤을 쫓아가지만
가젤은 이야기합니다.
“괜찮아! 알았으니까 저리가!” 라고 말이예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도 힐링시켜주는 따뜻한 이야기.
그동안 가족에게, 친구에게, 가까운 누군가에게
잘못을 저지르고도, 미안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부끄러워 차마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면
오늘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진심을 담아 “미안해..”라고 말이예요..^^
이제 엄마와 함께 재미나게 책 읽어 볼까요?
풀숲에서 낮잠을 자던 사자가 갑자기 작아지는 대목!
우리 아이는 이 부분을 참 재미있어 해요.
갑자기 사자가 작아졌어~~하면서 말이예요.ㅎㅎ
나무도, 쥐도 모두 커져버렸다면서
시키지 않아도 크게 소리내어 읽고 있어요.
사자가 작아져서 물에 빠진 이 대목이 아이 입장에선
우스꽝스러워 보이나봐요.
하지만 가젤은 자기가 구해준 사자가 바로 어제
엄마를 먹어버린 그 사자라는 걸 바로 알아채버리죠.
아이에게 한번 물어보았어요. 가젤의 마음이 어떨까 하고 말이예요.
“많이 슬플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하며
가젤의 아픔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해요.
자 이제 가젤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사자가 하는 행동들을 볼까요?
꽃을 주고 그림도 그리고
발도 닦아주는 모습이 마냥 재미난 아들이네요.^^
하지만 가젤은 이 모든 것이 필요없다 말하지요.
다시는 엄마가 돌아올 수 없다는 것도 알구요..
이젠 책을 읽던 우리 아들도 사뭇 진지해졌어요.
가젤의 아픔을 느끼고 있는 걸까요..?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는 가젤에게 다가가
살며시 눈물을 닦아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사자의 모습을 보며
아들에게 다시한번 질문해봅니다.
“가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뭘까?”
[사과의 진정한 사과]라고 이상적인 답변을 생각하던 저에게 아들이 대답해요.
“엄마”라고요..
아 그렇지요. 가젤이 지금 당장 원하는 것은
보고 싶은 엄마를 한번 보는게 아니었을까요..?
가젤이 느끼는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눌 줄 아는 우리 아들..
순간 멋졌어요.+_+
그래서 다시 질문해봅니다!!
“그럼 가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자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것이요”
네..정말 잘 알고 있네요..^^
그렇게 가젤을 위로해주며 사과를 하던 사자는
어느새 다시 커져 있었어요.
이제 분위기 전환좀 해볼까요?
가젤은 후다닥 집으로 도망가고
사자는 느릿느릿 집으로 가네요.
이쯤에서 또 당연한 질문 한가지 해봤네요.
“가젤은 왜 저렇게 빨리 달려갔을까?”
“사자가 무서워서!!”
^^
자 이제 재미난 활동 해볼까요?
가젤과 사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배워봤다면
일상 생활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사과말 배우기에 대해 독후활동을 준비해봤어요.
물론 모르고 저지른 실수에 대해 상대방에게 미안하다 이야기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6살 아들이 모를리 없어요.
하지만 가끔은 부끄러워서, 용기가 없어서, 혹은 자존심때문에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지요.
용기를 내어 사과하는 멋진 6살 남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달려봅니다.^^
분홍색 도화지에는 문제의 상황을 적어주고
두가지 예시를 적어줍니다.
한가지는 미안해 라고 사과하는 모습을
다른 한가지는 그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적어주고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이에게 직접!! 골라보게 하는 것이지요.
친구의 장난감을 부러뜨렸을때, 친구의 발을 밟았을 때
당연히 미안하다 사과하는 것이 옳겠지요??
친구의 도움을 받았을 땐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구요.^^
스케치죽에 종이를 붙여주고
어느 쪽으로 가야할지 직접 화살표를 그려보며 다시한번 복습해봅니다.
이제 우리 아들 용기내어 실천하는 멋진 어린이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용기있게 사과하고 감사를 표할 줄 아는 씩씩한 아들이 되길 바라요.^^
가장 가까운 사이인듯 하지만
너무 가까운 나머지 함부로 대하게 되는 부모와 자식 사이.
아이가 어리다고 예외는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마련해 보았어요.
[아들과 엄마의 화해의 장]
한쪽에는 엄마가 성규에게 미안했던 일을 적어보고
다른 한쪽에는 성규가 엄마에게 미안했던 일을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어요.
가장 소중한 서로에게 함부로 대하며
남들보다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규도, 저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번 기회를 더불어 동생이 생기며 늘었던 엄마의 짜증에 대해
성규에게 사과하고 싶었던 작은 소망도 있었구요..^^;;
동생이 생겼음에도 투정부리지 않고 잘 참아준 성규에게
둘째가 생겨 힘들다는 이유로 잦은 화냄과 짜증을 냈음을 반성하며
성규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어요.
성규는 엄마 말을 안 들었던 일이 미안했나봐요.
6살..아직 아기인줄만 알았더니 다 컸네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답니다.
오늘은 사자 덕분에 성규도, 엄마도 용기내어
서로를 위로해주었던 따뜻한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