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나도 공주가 되고 싶었다. 우아하게 드레스를 입고 왕자님과 만나고 그렇게 사는 모습이 부러웠다. 그러나 다 커서 보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생각보다 적고 드레스가 그렇게 불편해 보일 수가..
중세 공주의 현실을 보여주는 그림책이 등장했다. 아니 만화책이 ^^;;;;
등장인물
이유나 – 진영이를 짝사랑하는 소녀로, 진영이를 따라간 도서관에서 깜짝 놀랄 사건을 겪는다
김진영 – 멋진 외모와 다정한 성격으로 인기가 많고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
가정교사 – 공주에게 공부와 식사 예절을 담당하는 엄하게 대하지만 공주를 아낀다
아르노 왕자 – 이웃 나라 왕자로 공주와 결혼하겠다는 야심을 품는다
숲 속 할머니 – 숲 속 통나무에 혼자 사는 정체불명의 할머니
10살 이유나는 짝사랑하는 남자애 진영이가 있지만 말도 못 붙이고 겉으로만 맴돈다. 우연히 진영이가 도서관에 들어가자 따라 들어가서 아무 책이나 들고 있었는데 ‘중세 공주 이야기’다. 다미가 와서 알랑거리며 진영이를 데리고 나가자 자신을 탓하며 공주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데..
“중세 공주들은 진짜 좋았겠다. 평생 예쁜 옷 입고, 맛있는 음식만 먹었겠지? 게다가 멋진 왕자님이랑 결혼까지 했으니 더 바랄 게 없었을 거야. 아, 부러워~ 나도 공주처럼 한번 살아 보고 싶다!”
그러자 책이 말을 한다.
“그래? 그게 소원이라면 진짜 공주가 되게 해 줄까?”
갑자기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눈을 떠 보니!!
정말 공주님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던 공주님의 일상이 시작된다. 그러나! 마냥 예쁘게 행복해 보이던 공주는 위험하다며 성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그러니 당연히 성안에만 있었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는 등. 겉으로 좋아보였던 공주의 힘든 삶들을 겪는다. 마녀인줄 알았던 할머니를 만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 우리가 알고 있던 초록색 남자와 스친다. 그리고 유나는 엄청난! 공주의 비밀을 간직한다. 멋진 왕자? 아니면 진영이와 새로운 만남?
단순히 공주의 삶이 힘들어 라고 말하기엔 아쉬울 정도로 중세시대의 사회성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무차별한 학살로 이어진 마녀사냥, 둘째의 설움 (박신영 작가의 백마탄 왕자의 내용이 나와서 반가웠다) 공주나 왕자는 귀한 몸이라 잘못을 해도 때릴 수 없기에 대신 매를 맞아 주는 아이가 있고, 매체가 없던 중세는 유랑자들을 통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었고, 정치적인 이유로 어린 나이에 결혼을 강요 받고, 그리고 지금은 잘 안 쓰는 악기들도 등장한다.
워낙 세계사 점수가 안 좋아서 (생활상을 알려준 책도 없었지만) 기억에 없던 일들을 많이 볼 수있는 재미난 시간이었다.
나도 더 이상 공주의 삶이 부럽지 않다. 모든 행동에 제약을 받고 성안에서만 지내며 원치않는 결혼을 하는..
초3 둘째는 공주가 되고 싶지 않은 이유를 조목조목 말한다.
예절도 힘들겠고,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고, 드레스가 불편하겠고 화장실은 정말 불편하고 맥주 화장은 싫다고.
유나는 공주로서의 삶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큰 다짐을 한다. 공주의 현실을 겪고 한층 더 성숙해진 유나가 아주 예쁘다. 박제성 작가님은 2012년12월 만화상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2년반개월의 시간동안 다듬고 다듬어 멋진 ‘프린세스의 비밀’을 탄생시켰다. 공주의 로망을 볼 수 있고 더불어 중세시대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