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굿바이 조선』은 각자의 비굴하고 암울한 운명에 맞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 성장 여행기를 나타낸 소설이자, 역사 소설이다.
이 책은 1905년 구한말 격동기에 놓였던 당시 조선을 다른 사람의 새로운 시선으로 묘사했다. 요즈음, 학교 역사 시간에 근현대사에 대해 배우고 있기에 우리 민족의 아픔과 시련을 더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이 다른 소설과 달리 분류되는 특별한 점이 있다면 ‘코레야’를 러시아인의 시점에서 바라본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소영 작가는 예전에 ‘꽃신’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드러내 이미 나에게 감명을 준 적이 있던 터라 더 기대하면서 책을 펼쳤다.
‘굿바이 조선’은 러시아의 귀족 출신 소령 알렉세이 슈마로코프가 현실도피의 한 방법으로 코레야라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우리나라에 오르면서 시작된다. 이후에 키센스키 중사와 조선인 통역관 니콜라이 김과 말몰이꾼 소년 근석까지 등장한다.
그저 현실을 피하기 위해 은신처로 삼았던 코레야는 여행이 길어지면서 그에게 더욱 큰 세계관을 심어준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탐사대는 나라와 함께 민중들과 만난 후 더욱더 따듯한 시선으로 코레야라는 나라와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
이 책 속의 캐릭터들은 다른 책 속 등장인물보다 더욱 맛깔나는(?) 솔직한 대화 형식과 말투로 이 책을 보는 데에 있어 흥미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굉장히 암울하여 그들의 말투가 만약 정직하지 못했다면 이 책을 끝까지 펴내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슬픈 과거 조선의 아픔을 많이 느낄 수 있었기에 전체적으로 기억에 남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뽑자면 이 책의 마지막 타이틀이자 책의 제목이기도 했던 <굿바이 조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처음 러시아에서 도피처로 삼았던 코레야에 남아 더 큰 세상을 보고 싶다는 근석과 알렉세이의 모습이 코레야에 남아 더 큰 세상을 보고 싶가는 근석과 알렉세이의 모습이 큰 기쁨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또, 가마처이서 좁은 세상을 보던 근석과 한국의 신세계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알렉세이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처럼 나도 ‘집-학교-학원’의 코스를 돌며 한국에 숨겨진 다양한 좋은 모습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이 책을 보며 끊임없이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 타이틀을 읽기 전에는 ‘헬로 조선’으로 제목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 타이틀을 읽으면서 책 제목의 의미를 깨달았다. 새로운 모습을 보기 위해 이곳에 정착하기로 한 알렉세이와 근석 씨는 지금까지 코레야에 보냈던 부정적인 조선의 모습이 아닌 따뜻한 민중의 마음이 널리 퍼져있는 새로운 모습의 조선을 보기 위해 지금까지 봐왔던 조선의 모습과 작별하고 새로 시작하려는 그들의 모습을 하이라이트로 삼아 제목을 붙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