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미완성 천사]-좀 별난 천사의 행복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5년 6월 12일 | 정가 9,500원

뉴베리 상, 카네기 상 수상 작가 샤론 크리치. 낯설지 않은 작가의 이름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든다.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읽어본 것은 <두 개의 달 위를 걷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작가는 이 책으로 뉴베리 상을 수상했고 난 이 책으로 작가의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로 오랜만에 <<우리 동네 미완성 천사>>를 통해 이 작가와 다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의 화자는 천사 자신이다. 화자는 자신을 천사라 소개하고 있지만, 특별 임무 같은 걸 받지도 않았기에 자신의 임무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천사는 그저 카사 로사의 돌탑에서 빈둥거리며 자신의 임무가 뭔지 알아낼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물론 까다롭고 성격이 나쁘고, 다른 사람들을 아주 못살게 구는 디비노 부인과 말썽을 피우고는 다른 애들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절대, 절대로 말을 듣지 않은 다비노 부인의 손자 비니 때문에 가끔 바쁠 때도 있지만, 천사는 세상에 온 이유를 궁금해한다. 그저 디비노 가족 뒤치다꺼리를 하고, 디비노 가족이 다른 인간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고, 가끔 꼬집어 주는 것이 자신이 존재하는 유일한 이유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그래서 천사는 생각한다. 자신은 미완성 천사인지도 모른다고 말이다.

 

천사는 디비노 가족 머리에다 솔방울을 던지고 싶을 때가 있는데, 솔방울을 던지고 싶은 머리가 또 있다. 바로 카사 로사로 이사온 미국인 포모도로랑 그 사람 딸로 추측되는 졸라이다. 포모도로 씨는 이곳에 학교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아이들을 데려와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졸라는 카사 로사에 온 첫날 밤, 천사가 사는 탑에 올라왔고 천사를 보고도 전혀 놀란 기색없이 “천사야?”라고 물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천사인 걸 모르고 보이지는 않는데 말이다. 졸라는 단 번에 천사를 알아봤으며 우리가 한 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졸라는 쿵쾅거리며 계단을 올라와서는 헛간에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것 아니냐고 말한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게 싫어 못 들은 척 했지만, 졸라는 천사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고, 천사는 쓰러져 가는 창고에 살고 있는 여러 명의 아이들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하며, 바로잡는 존재여야 하지 않냐고 다그친다. 그렇게 천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창고의 아이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사람들이 굶주린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도록 사람들 머릿속에 굶주린 아이들을 보여 준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사람들은 자신의 없어진 물건들을 아이들이 훔쳐간 거라 생각하고 경찰을 부르면서 상황은 악화된다. 졸라의 애원에 천사는 아이들을 자신의 탑 아래층으로 데려오게 된다. 그리고 천사는 굶주린 아이들을 포모도로 학교에서 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게 되면서 포모도로 씨도 아이들의 존재를 알게 된다. 경찰이 아이들을 경찰서에 데려가려 했지만 다행이 공식적인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는 아이들을 돌봐도 좋다는 허락을 받게 되고, 포모도로 씨는 아이들을 깨끗한 옷을 입혀 마을을 돌아다니며 이 집 저집에 들러 아이들이 가져간 물건들을 돌려준다. 그리고 이제 천사와 졸라는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아이들이 쫓겨나지 않도록, 다시 하수구에서 살 필요가 없도록 힘을 모으도록 한다. 그렇게 마을은 서로를 도우며 행복을 일궈나간다.

 

아이들이 잠들어 있던 이 마을을 깨우고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 마치 산 위에서 마법의 가루를 뿌리는 것 같아. (본문 173p)

 

사람들은 정말 미완성이야! 아. 사람들이란! 천사들이란! (본문 177p) 천사는 말한다. 우리는 모두 미완성이라고. 이렇게 사람들은 미완성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서로 도우며 부족한 점을 서로 메워갈 때 행복은 만들어지는 것일 게다. 각각의 개개인은 미완성이지만 하나의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형성할 때 그 가족에게 실로 엄청한 행복의 마법 가루가 만들어지는 것을 생각해보라. 이처럼 미완성인 우리가 함께할 때면 행복도, 활력도 만들지는 것 아닐까. 함께한다는 것, 그것은 참 아름다운 것이며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샤론 크리치는 미완성 천사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미완성이기에 더 사랑스러운 천사, 통통튀는 매력을 가진 졸라 그리고 선한 마음을 가진 마을 사람들, 이들이 함께하기에 <<우리 동네 미완성 천사>>책도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각각의 캐릭터는 미완성이지만 그들이 힘을 합치자 멋진 스토리가 만들어졌으니 말이다. 이것이 바로 ‘함께’가 주는 ‘마법’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