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석이 만난 새로운 세상
(‘굿바이 조선’을 읽고 나서)
가마실에 사는 근석은 노름을 하려고 러시아인들에게 조랑말과 마부를 빌려주기로 한 아버지를 대신해서 러시아 탐사대를 한양까지 데려다 주는 일을 하게 된다. 러시아 탐사대는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조선을 탐사하러 온 러시아 인들로 알렉세이 대장과 비빅, 통역을 맡은 니콜라이이다. 알렉세이는 러시아 황실 친위대 대장이었는데 힘없는 노동자들과 아이들을 죽였다는 생각에 도망치기 위해 조선으로 가는 탐사대에 따라 가게 된다. 니콜라이 또한 독립운동을 하던 의병이었지만 조선을 떠나 러시아인이 되었고 이번 탐사대의 통역을 맡게 되었다.
러시아는 조선을 탐사한다는 목적 아래 또 다른 목적이 있었는데 의병대의 규모나 활동에 대해서 따로 조사해 줄 것을 알렉세이는 명령을 받았다. 그 누구에게 이야기해서도 안 되는 일이며 중간에 위험한 일이 생기면 포기해도 되는 일이었다.
근석은 아버지가 먼저 러시아인들에게 받은 돈 때문에 탐사대를 한양까지 데려다 주기로 하였지만 탐사대와 함께 가는 중에 의병대를 만나 일본군과 싸우기도 하고 한양에서는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다치기도 하면서 점차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근석이 우연히 만난 베델이라는 영국의 신문기자는 근석에게 글도 가르쳐주고 신문사에서 할 일을 찾아주겠다고 하면서 근석이 새로운 세상을 배우는데 도움을 주려 한다.
니콜라이 또한 근석을 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게 되고 탐사대를 따라 중국으로 가는 대신 의병대가 되기로 한다.
알렉세이도 근석의 생각을 들으면서 자신이 도망쳐 나온 러시아로 다시 돌아가기로 한다. 아무 힘없는 아이들과 노동자들을 죽였다는 생각에 도망쳐 나온 러시아이지만 근석이가 조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알렉세이도 다시 러시아로 돌아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게 된다.
조선 말기는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서양의 여러 문화와 사람들에 일본의 침략, 중국과 러시아의 일본과의 싸움에서 한 가운데 끼인 혼란스러운 시기에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농사 짓고 조랑말을 돌보고 살던 근석이 우연히 따라 가게 된 러시아 탐사대를 통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쇠고기도 먹어 보고 의병대의 활동도 보고 한양도 구경하고 영국인 신문기자도 만나면서 변화하고 있는 조선을 배우려는 모습에서 혼란스러운 조선 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을 떠올려 볼 수 있었다.
근석처럼 새로운 문물을 보고 배우면서 새로운 조선을 위해 제 할 일을 찾아 했던 많은 우리 조상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고 우리나라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알렉세이처럼 조선을 찾은 서양인들이 조선을 알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전 세계에 조선이라는 나라의 존재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전 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나라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게 하는 ‘굿바이 조선’, 역사소설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