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후폭풍이 어찌나 거셌던지 한동안 동네에서 책 좀 읽는 아이들속에 우리 아이들이 들어가곤 했습니다. 걸어가면서까지 이미 몇번이고 읽은 해리포터 책을 계속 읽었기때문인데요. 그 후로도 판타지 소설이라면 뭐든지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움과 지성을 겸비했지만 사랑에는 숙맥으로 보이는 열 다섯 큰 딸 코델리아, 열 셋이라는 나이답게 삐딱하게 나가는 브렌든, 난독증이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똑부러지게 그것도 오빠나 언니보다 더 정의롭게 일을 처리할줄 아는 귀여운 여덟살 엘리너가 겪는 신비한 모험은 또 새로운 재미가 되지않을까 하는데요.
워커 가족이 아빠가 병원에서 벌인 의문의 사고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되고 집을 내놔야 하는 형편이 된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피곤했다지만 환자에게 이상한 짓을 한 아빠는 자신이 도대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설명하지 못하게되고, 새로운 집을 구해야 하는 아이들은 벌써부터 자신들이 갈 집이 어떨지 상상하며 실망하게 되는데요. 그러다 만나게 됩니다. 절벽끝에 지어진 저택, ‘크리스토프 하우스’라 불리는 아름다운 집을 말입니다. 백년도 전에 살았다는 소설가 덴버 크리스토프가 지었다는 저택은 수 십년동안 비어있었지만 여전히 아름다워 가족 모두의 마음에 쏙 들게 되지만,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뭔가 이상한 걸 보게되는데다 이 집이 ‘저주’에 걸렸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터무니없이 싼 가격이지만 아름다운 집으로의 이사, 수상하고 무례한 노파의 등장, 집안에 갇힌 채 어딘지 모르는 세상에 떨어진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는 공격의 마법과 수비의 마법, 책과 상상, 그리고 가족에 대한 사랑과 나만의 욕심이라는 이야기가 만나 한시도 쉴틈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청소년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네드 비지니와 작가로서는 처음 써낸 작품이라는 설명이 있지만 이미 “그렘린”이나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박물관이 살아있다.”등의 수많은 영화에 시나리오나 제작에 참여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이야기는 두 사람 다 영화에 참여해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서인지 아이들과 마녀,거인과 해적, 움직이는 뼈다귀등이 머릿속에서 영화를 보듯 그림을 그려내게 하는데요.
거기에 마녀가 아이들에게 원한, “파멸과 욕망의 서”라 이름붙은 책을 찾아야만 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는 건 알지만 보면 열어보고 싶고, 그렇게 되면 인간의 생기를 빨아들인다는 그 책이 가지고 있는 비밀을 어떻게 이용하고 해결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투닥거리며 나만이 옳다 주장하던 아이들이 위험한 고비를 넘기면 넘길수록 서로를 챙기게 되고, 그러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퍼즐 조각들을 모아 맞춰가며 자신들이 들어온 세상의 비밀을 풀어가는 모습은 그 다음 모험은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가 되는 재미를 주게 됩니다.
사랑으로 서로를 감싸안을 줄 알게 된 아이들과 ‘바람의 마녀’보다 더한 마법을 지녔지만 역시나 욕심과 분노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폭풍의 왕’이 다음 편에 대결할걸로 보이는데요. 아이들에게 다가가기위해 어떤 변신을 하고 어떤 마법을 보일지 3권중 2번째가 될 다음 이야기를 벌써 기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