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빨간수염 사나이 하멜이라는걸 읽고, “하멜 표류기”의 하멜을 떠올린건 저뿐만이 아니겠지요?^^
실제로 작가는 17세기 일본으로 가다가 제주도에 난파되어 13년간 억류되어 살다 여수를 통해 일본 나카사키로 탈출한 네델란드인 하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요.
실제로 조선에서 오랜세월을 살았던 하멜은 조선에 대한 안내서인 “하멜 표류기”를 남기기도 했는데,하멜이 조선을 벗어나 일본으로 출발할때 그 배에 몰래탄 조선인 아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력에서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가는 네덜란드에서 건조된 배를 타고 하멜의 행적을 따라 대한 해협을 건너가며 하멜의 행적을 더듬어 보았다고 합니다.
바람이 분다로 시작되는 “나는 바람이다 1편”.
해풍이라는 소년은 여수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데, 해풍에 배를 타고 나간 아버지가 실종되고, 큰배를 만들기 위해 김씨에게 빌린 돈때문에 가족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고, 해풍의 누나인 해수는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김씨에게 돈대신 시집을 갈 형편에 처하게 됩니다.
엄마가 바닷가에서 미끄러져 남만인(네델란드인)들에게 부축을 받고 들어오는날, 아이들의 놀림소리에 무심코 던진 돌에 하멜이 맞으면서 해풍이와 하멜의 인연은 시작됩니다.
홀란드인들은 마을 끝에 살며, 좌수사에 따라 생활이 많이 달라졌어요. 너그러운 좌수사는 한달에 두어번 불러 출석만 확인하고 나머지 시간은 마음대로 쓰게 했지만, 엄격한 좌수사는 매일 불러 일을 시키곤 했어요. 일은 많고 댓가는 적어서 홀란드 인들은 힘들고 배고픈 생활을 하기도 했다는군요. 홀란드인들을 이렇게 부려먹었다니 상상이 잘 안되는데, 그래서 하멜이 일본으로 떠났구나 싶기도합니다.
어린 누나를 아버지뻘인 김씨에게 시집을 보내길 꺼려하자, 김씨는 해풍이를 머슴으로 보내라고 회유합니다.
그런데 작은 대수라고 불리는 하멜의 아들 데니얼이 해풍의 누나와 좋아하는 사이가 있었어요.
하멜은 조선을 떠나 네덜란드로 돌아가고 싶어하는데, 조선의 관리들은 그들을 돌려 보낼 생각이 없었어요.
청나라 사신에게 구해달라고, 도와달라고 말했던 홀란드 인들은 감옥에 갇혔고, 그래서 홀란드인들은 한양에서 쫓겨나 조선의 남쪽으로 추방되어 살고 있었거든요.
오랜동안 구걸도 하고, 사람들의 구경거리 노릇도 하며 모은돈으로 하멜은 일본으로 떠날 배를 장만 하고, 조선을 탈출할 계획을 세웁니다.
작은 대수는 조선에 남아 해풍의 누나인 해수와 혼인하며 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게 될수 없었죠.
대신에, 돈대신 팔려갈 위기의 해수를 구해주기위해 하멜과 담판을 지어, 배를 사고 남은돈을 해수에게 주고, 조선을 탈출 할 배에 몸을 실어요.
하멜과 홀란드인들이 조선을 탈출해 나카사키로 향하는 그날밤 해풍이는 몰래 하멜의 배에 올라탑니다.
조선의 수군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모두 죽은 목숨이었기에 모두들 비장합니다.
하멜이 탄배는 나침반도 없이 북극성만을 의지해, 일본으로 향합니다.
일본에 도착해서도 순탄하지는 않아요.
조선에서 건너온 도예공들의 마을에 숨어들어, 지내던 어느날, 일본 무사에게 들키게되고, 기리시딴의 존재도 소개됩니다.
기리시딴이란 크리스찬의 일본식 발음이에요.
정말 스토리가 탄탄하고 역사적인 사실들이 적절하게 녹아들어 있어, 너무 재미있어서, 손에 땀을 쥐게 하네요.
엄마인 제가 읽어도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손에 쥐고 한권이 다 끝나도록 일어나지 못했어요.
다음권이 궁금해서 참을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