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품속에서 자라는 작고 따뜻한 통나무집속 아이들

연령 11~1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5년 9월 25일 | 정가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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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7년이라고 하면 정말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100년하고도 50여년 전의 일이니 그럴만하다. 더군다나 갈수록 빨라져가는 문명의 변화속도 속에서 100년전의 생활상을 생각해보는 것은 정말 어렵다. 1867년은 이 책의 작가가 태어난 해이다. 위스콘신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위스콘신의 숲에서 보낸 작가가 그 기억을 되살려 쓴 글이라 한다.

요즘 아이들에게는 작가의 어린시절은 연표를 보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구석기시대와 다를 바 없이 여겨질 수도 있겠다. 마차를 타고 다니고, 직접 빵을 만들고, 숲에 가서 사냥을 한 고기를 저장해 겨울을 나는 생활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위스콘신 주의 큰 숲속 통나무로 지은 집에는 로라가 살고 있다. 언니인 메리, 동생 캐리,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그녀의 가족이다. 이웃은 없다. 멀리 떨어진 숲에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읍내라고 부를 만한 곳은 마차로 왕복 하루거리에 떨어져 있다.

오두막을 둘러싼 숲과 그 곳을 찾아오는 곰이나 늑대의 소리, 그리고 숲에서 들리는 또다른 짐승들의 소리와 숲을 지나는 바람의 소리나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시간이 가고, 또 계절이 간다. 아버지가 사냥해온 고기와 어머니가 만든 빵으로 식사를 하고, 저녁이면 아버지의 바이올린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든다. 일요일이면 깨끗한 옷을 입고 기도를 드리며 일을 하지 않고 주일을 지킨다.

숲은 그들에게 무서운 짐승을 숨긴 무시무시한 곳이기도 하고, 단풍나무 수액이나 벌꿀 그리고 장작이나 사슴고기를 주는 은혜로운 곳이기도 하다. 대자연에 한없이 의지해서 사는 그 작은 오두막이 초라하면 할 수록 그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매일을 감사하는 삶을 사는 가족은 따뜻하고 행복하다. 통나무집 밖에 야생의 추위와 공포가 자리하고 있기에, 통나무집 속의 따스한 안락함은 그로인해 배가된다.

문명의 편이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 순수한 노동을 통한 자급자족하는 삶. 욕심부리지 않고 가족에게 꼭 필요한 만큼만 숲에서 얻어오며 감사하는 삶. 그러나 풍족하다 여기고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의 여유는, 물질의 홍수 속에서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싶은 욕구에 익숙해진 우리를 겸허해지게 한다.

티비나 휴대폰 등 일체의 가전제품이 없는 통나무집의 밤은 가족들 서로를 향한 관심만이 있을 뿐이다. 아빠의 사냥이야기와 할아버지의 모험담이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아빠의 바이올린과 아이들의 재롱이 오가는 가운데 사랑이 가득해지고, 그렇게 넉넉해진 마음으로 잠에 빠지면서 다가올 내일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한다.

조금 엄하게 꾸짖어도 당연히 엄마, 아빠의 말을 들을 마음가짐이 된 아이들, 엄마와 아빠의 노동을 그대로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몫의 일을 찾아서 거들게되는 아이들의 성장의 모습도 요즘과는 다른 모습이다.

잃어가고 있는 노동의 가치와 신뢰로 꾸려지는 가족의 모습, 그리고 사랑으로 자라나는 아이들, 대자연이 그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까지 모두가 어우러진 한편의 아름다운 대서사시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