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이다. 낮잠 자는 사자의 모습은 느긋해보여서 왠지 나도 낮잠이라도 자고 싶은 마음이 동하고, 사자가 작아졌으니 어떤 일이 생기려나 궁금하게 만든다.
식사를 하고 느긋자게 자고 있던 사자가 갑자기 작아졌다.
풀 위에 잠이 들었는데 어느덧 풀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모든 게 다 커져버려서 걷기조차 힘들고 급기야 개울물에 퐁당 빠져버린다.
그때 길 가던 가젤이 물 속에 뭐가 있네 하면서 건졌는데 보면 볼수록 사자!!
순간 어제 사자에게 잡아먹힌 엄마가 떠올라서 사자를 다시 물에 빠뜨릴까 고민을 한다.
사자는 배고파서 먹었을 뿐이라고 잘못이 없다고 말하며 가젤에게 잘 보이려고 꽃도 선물하고 뿔에 그림도 그려주고 털에 빗질도 시원하게 해준다.
그런데 가젤은..
아 너무나 슬프다.. 사자의 마음도 알겠고 가젤의 마음도 알겠는데 누구를 편 들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자를 용서하라고는 말도 못하겠고..
사자가 한 마디 한다.
그 한마디에 가젤의 혼란스런 마음이 풀린다. 그리고 왠지 나도 울컥해진다. 정직함도 용기지만 이 말도 참 용기가 필요하다. 특히 강자는 약자에 이 말을 잘 써야 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으니까. ‘나’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떤 상황이든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가끔은 떨어져서 볼 필요성도 있고. 화내고 와서 후회하지 말구 잠시 심호흡으로 정신을 추스리는 것도 좋다. 대신 한숨은 곤란. 용서와 화해 그리고 공감. 나도 아이들도 좋은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