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행복하고 기쁘면 좋겠지만 하나씩 크거나 작거나 고민이나 걱정이 있다. 내일 중요한 일이 있다면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을까? 그 일을 잘 해결할까? 하는 고민이 생기기도 하고, 아이들을 기준으로 말하면 선생님 말씀은 잘 들을까? 수업시간에 집중을 할까? 급식은 제대로 먹나? 횡단보도는 잘 건너겠지 등등 사실 걱정이 걱정을 낳는다고 걱정을 시작하면 정말 끝이 없다. 우리집에서는 남편이 제일 걱정이 많다. 시어머니 말씀대로하면 모든 일이 잘 풀려서 걱정 안하고 키웠다고하는데 정작 당사자인 남편은 세세한 걱정이 많은 편이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로 집을 오래 비울 때, 철저히 문단속을 하면서도 예전에 도둑맞은 기억이 안 사라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시험 걱정은 하지만 공부는 적당히 하고, 내일 아침에 뭘 먹는지가 제일 큰 관심사다. 아침에 깨우면서 뭐 준비해 놓았으니 일어나라고 하면,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다른 거 없냐고 비몽사몽 묻기도 한다. 그래 건강한게 제일이지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엔 먹는 거 생각하는거 조금이라도 공부 생각도 해라 하고 속으로 중얼거린다. 여기 걱정거리가 가득한 아이들이 나오는 책이 있다.
내 마음, 하나, 사랑 – 귀여운 고양이
사람들이 귀엽다고 하는 소녀가 있다. 그런데 소녀를 볼 때마다 어머 귀여운 고양이라고 말한다. 아무리 등 뒤를 돌아봐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데 왜 자신을 보고 고양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점점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내 뒤에 나만 안 보이는 고양이 귀신이 있나?
내 마음, 둘, 걱정 – 걱정인형
한번 걱정이 시작되면 그 걱정이 씨앗이 되어 머릿속에서 점점 자라는 것 같아요. 걱정 씨앗은 금세 싹이 나고 쑥쑥 자라서 걱정 가지를 뻗고, 걱정 줄기가 하늘로 치솟고 걱정 나뭇잎이 무성해지고, 걱정 열매가 주렁주렁 달려요.
걱정이 가득한 소이가 있다. 여느 해처럼 불이 날까 두려워 초도 폭죽도 없이 생일케이크를 받는다. 과테말라로 여행 중인 이모가 걱정이 많은 소이를 위해 걱정을 대신하는 자그마한 인형을 보냈다. 그런데 이 인형은 엉뚱하게도 소이의 걱정을 대신 해주는게 아니라 소이보다 더 걱정이 많다. 필통 속에 넣었더니 지우개를 파고 그 속에서 사는 걱정 인형. 소이와 걱정 인형은 이제 어떻게 되나..
내 마음, 셋, 바람 – 소원상자
너무 더워서 집에 가서 아이스크림을 먹겠다는 생각으로 즐거운 준영. 길에서 종이 더미가 산더미같이 쌓인 수레를 끄는 할아버지를 만난다. 할아버지가 도와줄래? 라고 부탁하자 어쩔 수 없이 끙끙거리며 할아버지를 도와주자 할아버지는 고맙다며 반지상자처럼 생긴 작은 상자를 준다. 소원상자란다. 알라딘의 마술램프를 생각하며 헛된 소원을 말하지 않으려고 꾹꾹 참는다. 날씬해지게 해달라고 할까? 부자? 천재? 아 연예인! 연예인이라면 누구나 다 나를 부러워하겠지 생각하며 들떠 있다. 우연히 같은 반 친구 유미와 동생을 만났다 헤어지는데 갑자기 정미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어쩌지? 이건 내 소원을 들어주는 상자인데..
내 마음, 넷, 불안 – 포도나무
엄마가 주신 포도를 맛나게 먹는 나미. 오빠가 오자 오빠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씨도 안 뱉고 낼름 다 먹어버린다. 오빠와 뒹굴며 싸우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 그런데 엄마와 포도를 사온 친구분의 대화 내용이 생각난다. 쑥쑥.. 약도 없이.. 아침만 되면.. 설마 내가 먹은 포도가 그렇게 팍팍 자라나는 포도인거야? 그럼 난 내일 일어나면 포도나무가 되나? 안돼!!
지나고 나면 큰 일도 작게 느껴진다. 지금은 하늘이 무너질 듯 제일 큰 고민처럼 여겨져도 어쩌면 자고 일어나면 아니 물 한모금만 마시면 아마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걱정할 시간에 좀 더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