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책을 고르다보면 어른들이 봐도 재미있는 책들이 있어요.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배경, 사건들이 저절로 머릿 속에 떠오르고 맴돌아서
좀처럼 책장을 넘기지 못할 때가 있답니다.
마구마구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 거기에 시리즈물을 만나면 몇날 몇일이고 꼼짝없이 읽어야만
직성이 풀리던 때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내용을 음미하며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생겨서 책을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런데
나는 바람이다. 를 읽으며 또다시 끝까지 읽고 싶은 욕구가 생겨 고생했답니다.
2편이 너무나 궁금한 나는 바람이다.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
나는 바람이다
1.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김남중 글 · 강전희 그림
1654년, 그곳에 많은 빚을 지고 실종된 아버지를 마냥 기다리는 13살 소년 해풍이가 있습니다.
모두가 죽었을꺼라고 바다가 삼켜버렸을꺼라고 생각하고 말을 하는 사람들 틈에서
어딘가에 살아 계실꺼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아이 해풍이가 있네요.
엄마와 누나, 해풍이는 많은 빚에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결국 빚쟁이 김씨가 누나 해순이를 탐내기 시작하고
결국 팔려 가듯이 시집을 가야 할 상황까지 가게됩니다.
이때 누나 해순과 홀란드 사내 작은 대수가 사랑을 시작하고
해풍이는 작은 대수를 비롯한 홀란드 사람들과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김씨와 해순누나, 작은 대수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홀란드 사람들은 조선을 탈출할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게 됩니다.
해풍은 혹시나 아버지도 홀란드 사람들처럼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에서 혼자서 힘들어 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고 배에 몰래 숨어들어
이들을 따라 일본으로 향하게 됩니다.
혹시나 해순이도 작은 대수를 따라가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사랑보다는 모험이었네요. 혼자 조용히 실소를 터트렸습니다.
배에서 하멜일행에게 들켰을 때 약간의 긴장은 있었지만,
무난하게 함께 나가사키까지 가기로 하네요.
힘든 바닷길을 모두 이겨내고 도착한 일본에서 해풍은 혼자 낙오하게 되고
그곳에서 기적 같이 조선인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정유재란때 포로로 잡혀온 도기 기술자들의 후손이었고,
해풍은 그곳에서 그들과 숨어 지내게 됩니다.
사실 그들이 해풍을 살려준 이유는 해풍이 기리시딴을 믿는 일본인을 봤다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기리시딴은 기독교인을 뜻하는 스페인어 ‘크리스땅’의 일본식 발음이었지만
두 번째 뜻이 덧붙여졌어요. 죽어도 좋안자라는 무시무시한 의미죠.
해풍이 도예촌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날즈음 기리시딴을 어렴풋이 알게 되고
일본 순사들에게 들키면서 1편이 끝난답니다.
보는 내내 긴장감과 생동감에 감탄하며 보았답니다.
아버지가 정말 살아서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해풍이가 던진 돌에 하멜이 잘못되는건 아닐까?,
작은 대수가 김씨를 죽이는 건 아닐까?, 등등 순간순간 감정이입이 되어서
책장을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답니다.
해순이와 엄마는 김씨에게 돈을 갚았을까?, 아니면 도둑으로 몰리지는 않았을라나?? 등등
많은 의문까지 생겨서 책을 읽는 내내 안절부절 못했답니다.
1권이 너무 긴장감 있게 끝나서 빨리 2권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만 드네요.
앞으로 긴 이야기가 될 ‘나는 바람이다.’ 속의 해풍이에게 행운만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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