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연못지기가 되고 난 후 아이와 함께 읽어본 첫 책입니다. 곧 초등학생이 되는 큰 아이에게는 요즘 의도적으로 그림이 적은 책들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이런 부류의 책이 조금은 이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했답니다. 골라맨 시리즈는 이번에 처음 접해본 책이예요. ‘내 맘대로 골라라’, ‘골라맨’이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아이가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책입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한 때 유행했던 사이버 소설의 한 부류와도 좀 닮아있는 형태군요. (어떤 링크를 따라가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오는 이야기였기요) 사람들은,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택의 순간, 그 지점에서 다른 길로 갔을 때의 다른 결론을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참으로 흥미롭겠지요. 그러한 흥미는 아이에게도 통하는가 봅니다. 지루한 입원 기간 동안 아이는 몇 번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소개도 하고 그랬으니까요.
표지사진입니다. 아이의 눈빛과 할아버지의 눈빛이 다르지요. 아이는 얼마 전 런닝맨에서 본 ‘좀비’를 제목으로 인해 쉽게 떠올리며 흥미를 보입니다. 좀비하면 무서워야 하는데, 그림의 느낌은 그렇지가 않군요. ^^
아이는 책이 재미있었나봅니다. 하긴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했으니 재미있을 수밖에요.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무엇인가 가장 먼저 살펴보더라구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이런 스타일의 책, 즐길법합니다.
주의사항은 꼭 읽고 시작해야 합니다. 이대로 책을 읽어야 하거든요. 순서대로가 아닌! 내가 고른 내용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답니다. 아이는 무척 기대합니다.
이야기는 위와 같이 진행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다음 쪽으로 가봐. 몇 번으로 가봐와 같은 단순한 지시사항도 있지만 사람들이 가장 관심있어 하는 선택의 순간도 꽤 많습니다. 아이는 책장을 왔다갔다하며 자기만의 이야기 만들기에 빠지더라구요.
아이는 여덟가지의 결말을 찾았다고 해요. 모두 다 상세히 이야기는 해 주지 않았지만요. 이야기를 만들어 읽어가는 동안은, 덕분에 저도 좀 쉴 수 있었답니다.
요건 책 맨 뒷편에 있는 골라맵이예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아이와 함께 나머지 이야기도 이렇게 만들어보면 좋겠다 싶었답니다. 틈을 내서 저도 마저 읽어봐야겠어요 좋은 책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난 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