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16일 화>
알 / 이기훈 / 비룡소
실제 아이들에게 읽어준 날 : 2016년 2월 13일
평점 : ★★★★
재미있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그냥 그림책이 아니라 글이 없는 그림책이지요.
이 책을 보고서는 이기훈 작가의 ‘빅피쉬’를 읽어야겠다…..(빅피쉬도 글없는 그림책입니다^^).생각했어요.
글없는 그림책이 이렇게 멋진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보는 대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장점..
알(첫번째 리뷰)에 올린 스토리를 적을 때는 3인칭으로 그림책을 보았는데,이 글을 쓰는 지금은 아이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보았어요.
그래서, 그림 한 장 한 장이 조금씩 다른 느낌이 들었어요.
다음번에는 누구의 시선으로 그림책을 보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이 책을 처음 펼쳐보고서는 막막했었어요.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자신이 없어서요.
그렇다고 그냥 대충 그림만 보여주면서 보여줬다고 하고는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기 전에 스토리를 짰었어요.
( 책 아랫쪽에 핸드폰을 꺼내 놓고, 미리 스토리를 정리해 놓았던 포스팅을 컨닝하며 읽어주었답니다^^ 아직도 엄마가 스토리를 보고 읽어준 지 모르는 우리 둘째입니다.ㅎㅎ^^)
(알-첫번째리뷰)에 정리해놓은 찌니맘만의 알 이야기를 포스팅해놓았어요^^
http://suakuwon.blog.me/220624422372
그림책을 보면서 나의 모습을 봅니다.
아이에게 보여지는 엄마의 모습..내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는 웃는 얼굴일지 화난 얼굴일지 궁금합니다.
이 그림책은 아이의 시선으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정말 귀여운 아이입니다. 엄마가 보기에는 말썽을 피우는 아이로만 보일 수도 있어요.
팔고 있는 병아리를 보고 싶고,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가 엄마는 마음에 안 듭니다. 집안을 지저분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죠.
알을 품으면 병아리가 나올까 싶어서 방 안에 두툼하게 이불을 깔고 알들을 잔뜩 넣어 놓은 아이를 보며 엄마는 무슨 놀이를 하는지 관심은 없어요.
그저 방 안에 온통 이불을 깔아놓은 모습에 짜증이 날 뿐이지요.
알에서 나온 수많은 동물들을 보고 깜짝 놀란 아이는 아이답게 동물들을 몰래 키우기 시작합니다.
엄마는 아이에게는 관심이 없고, 깔끔하게 청소만 해댑니다.
작았던 동물들이 쑥쑥 커서 아이의 방을 온통 엉망으로 만드는데, 엄마는 왜 방이 이렇게 난리가 났는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지저분한 방만 눈에 들어올 뿐입니다.
자꾸 혼내기만 하는 엄마를 피해 동물들과 밖으로 나가는 아이. 깜깜한 도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오리배를 타고 고래뱃속까지 여행을 하게 된 아이.
폭풍우를 만나서도 무서웠고, 고래뱃속에서 아귀를 만나서도 무서웠지만, 오리가 되어버린 오리배를 타고 놀러다닌 아이.
이제 엄마가 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리와 같이 집에 온 아이, 엄마도 아이를 너무너무 보고 싶어합니다.
이제는 집에 돌아올 시간이에요.
동물 친구들을 알에서 만난 것처럼 아이도 엄마를 알에서부터 만나러 올거에요^^
매일 깔끔하게 청소만 하고, 아이에게 화만 내는 엄마랑 지내는 아이가 심심한 일상을 환상적인 현실로 만들어요.
환상속에서 아이는 행복한데, 엄마는 그 환상을 보질 못합니다.
우리는 내 옆에 있는 아이가 소중하고, 내 옆에 있는 가족이 소중함을 잊고 지냅니다.
나의 무관심으로 사랑하는 내 아이가 환상속으로 사라져 버리지 않을 수 있게 조금 더 관심을 보여줘야할 것 같아요.
그림이 없으니 아이도 당황합니다. 엄마도 네 맘 알아…^^
앞내지부터 이야기를 시작한 엄마따라 명우가 페이지를 넘어갑니다^^
주인공인 여자아이의 이름을 붙여주기로 합니다.
“어떤 이름이 좋을까?”
장난끼 많은 남아라서 여자아이의 이름을 제대로 붙여주지 않습니다.ㅜㅜ;
“포!”
“포? 쿵푸팬더의 포?”
“포..할래….”
“그래, 포로 하자..”ㅎㅎ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아이입니다..
알에서 나온 작은 동물들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동물들이 나왔는지 뚫어지게 책을 보는 명우^^
앞 장과 뒷 장을 비교하며 동물친구들을 찾아냅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후..
아이에게 물었어요.
오리가 낳아놓고 간 알에서는 무엇이 나왔을까?
“오리가 나왔지..”
참 상상력이 없는 넘입니다.
“앞에서는 여러 동물들이 나왔는데? 혹시 ‘포’가 나온 지는 않았을까?”
찌니맘은 해피엔딩을 바라는 마음과 책 속의 엄마에게 다시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서 슬쩍 운을 띄웠으나, 아이는 얄짤없습니다. 엄마의 마음은^^
“아니야, 그러지 않아…”
하며 딱 잘라서 이야기합니다^^
아이와 이 책을 여러 번 읽게 되면 엄마와 같은 엔딩을 바라봐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