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에 간단한 배경 설명이 되어 있고 이야기가 바로 시작 됩니다. 이 책의 배경은 우리에게 있을 법한 먼 미래 입니다. 아니 기술 발전의 속도에 따라 어쩌면 가까운 미래가 될 수 도 있겠네요..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 발전으로 ‘인간 평균 수명’ 이라는 말이 사어가 된, 간단한 진료만으로 노화를 멈추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죽음으로부터 멀어진 사람들은 엄청난 인구 증가로 이어지고 정부는 ‘자식세 (자식이 성인이 될 때 까지 국가에 내야하는 세금 )’ 라는 것을 의무화 합니다. 이것을 내지 못하면 아이들은 국립 보육 시설이나 학교에서 집단으로 관리됩니다. 그렇게 결국 자식이 사치의 상징이 되어버립니다.
새벽이라는 남자아이는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셔 결국 사립 고등학교 라는 곳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학교의 학생들은 ‘넘버즈(부모가 낳자마자 버린 아이들)’ 와 ‘헤이즈(자식세를 내지 못하고 부모가 몰래 키우다 발각된 아이들)’ 입니다. 아이들에게 등록 아동이라는 이유로 괴롭힘을 받지만 ‘이오’ 라는 아이가 도와줍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 친구 마저 잃게 되고 지금까지 자신이 받아왔던 교육, 대접과는 너무 다른 현실에 반감이 심해집니다.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우여곡절 끝에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학교를 무너뜨리기 위해 싸웁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흥미로웠고 손에 땀을 쥐게 했습니다. 또 그래서 더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이야기 속으로 더욱 빠지게 합니다. 친구라고 생각했던 이오가 죽음을 선택했을 때, 그 일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하는 새벽이가 그런 자신을 알아차렸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 단지 성적이 낮다는 이유로 ‘성인권’을 얻지 못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니 슬퍼졌습니다. 결말은 어쩌면 열린 결말일 수도 있지만 저는 행복한 결말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새벽이가 이오를 떠올리며 죽음의 문턱에 발을 디뎠을 때 악어가 도와 살린 것은 정말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 결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분명 그들은 세상에 제도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알리고 학교를 무너뜨렸을 것 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게된 점은 ‘이 책의 시대 상황이 현재와 아주 다른 것 같지만 또 닮아있다’ 는 것입니다. 머리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했습니다. 정말 비윤리적이고 온갖 문제의 절정인 이 시대가 제가 느끼는 현실과 닮아있다니… 닮은 첫 번째는 성적입니다. 솔직하게 제가 수능을 앞두고 마주한 현실에는 오직 공부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부디 공부를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고 모든 개개인의 강점을 살리고 존중 받을 수 있는 시대를 최대한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두 번째는 입을 열어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기회 입니다. 물론 어른이 되면 조금 나아지고 또 모든 사람들이 성인이 되기 전 이 과정을 거쳤지만 만 19세라는 기준은 애매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그 나이를 지나야 어른이 된다, 그 때 누려라.’ 이 말에는 불평등함이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적절한 선을 지키며 세대를 구분하지 않는 자유로운 의사 표현 역시 미래에는 더 나아지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청소년을 대변하는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주신 작가님과 비룡소 출판사에 감사드립니다.
추천 연령 : 중등 1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