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맞아. 너의 말이 다 맞아.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56 | 김혜정 | 그림 김민준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1월 29일 | 정가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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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자신도 이제는 십대라고 말하던 우리집 아이가 떠오른다. 십대 대접을 해달라는건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났다. 한해가 지난 요즘, 아이는 제 또래들과 비슷하게 살아가는 중이다. 하루종일 휴대폰과 얼굴을 맞대고 있기도 하고, 그저 어린 아이로만 보이던 또래들이 고만고만한 고민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며, 학원이나 도서관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일을 재잘재잘 늘어놓는다. 맞장구도 쳐주고, 때로는 아이가 간파하지 못한 부분을 슬쩍 건드려주기도 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엄마가 ‘내 편’이 되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커가면서, 나 역시 어설프게나마 다시 시작한 사회생활이 어느새 5년이 지났고, 점점 육아나 가사보다는 바깥일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다. 다행이라면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이 그나마 많다는 것이리라. 어느날 이 아이가 자신의 부모가 아닌 또래들과 푸는 날이 올 것을 알고 있다. 그럴 때, 옆길로 새지 않고 길을 잘 찾아 갈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맞아 언니 상담소’는 아이들의 고민을 어른의 시각에서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고, 자기들 나름의 처방도 내려준다. 아이들은 누군가가 자신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주기를 바라며, 그렇게 믿어주는 것만으로도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나’만 갖고 왜 그래? 라는 불만에 그래 그래 호응해주고, ‘너’의 생각이나 행동이 옳다고 믿어주는 맞아언니상담소는 아이들에게 인기를 끈다.

맞아 언니 상담소를 운영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역할과 의무를 가지고 상담을 해주는데, 어느날, 예기치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킨다. 무조건 맞아 맞아 호응해주고, 너의 생각대로 해를 외치던 아이들이 이 사건으로 인해 책임있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렇게만 끝낸다면 지독하게 도덕적인 이야기로 싱겁게 끝나버렸을 것이다. 완벽하게만 보였던 모범생이자 천재소녀였던 친구의 행동, 그리고 나쁜 아이일거라고 생각했던 친구의 참모습 등을 발견해가는 과정이 누구나 고민이 있고, 그 고민을 풀어가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보여준다. 무조건 네 탓이다, 네가 잘못했어 라는 말에 반기를 들었던 맞아언니상담소 아이들은 맞지 않는 것은 그렇지 않다고 말해줄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다.

우리집 아이에게 이 책을 읽은 느낌이 어땠냐고 물어보았다. 재미도 있고, 우리들 이야기같다는 말도 한다. 그리고 맞아언니상담소 같은 것이 진짜 있으면 좋겠다고도 말한다. 나와 마음이 맞는 친구가 하나라도 있다면,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한명이라도 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내 아이에게도 그런 친구가 한명쯤은 꼭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 더 바란다면 그 친구 중에 엄마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