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인형의 집에서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14 | 김향이 | 그림 김보라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6년 5월 1일 | 정가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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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인형 놀이를 참 좋아했다.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한 장면이 있다.
식구들이 모두 낮잠을 자던 주말 오후에 몇 시간이나 인형 놀이에 빠져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때.
멋진 돌하우스도 소품도 없이 책 두권을 쌓아놓고 침대라하고 잡동사니를 세워놓고 담이라 하고…ㅋ
상대역을 맡아줄 친구도 동생도 없이 혼자 온 가족 역할을 이리저리 도맡아 하면서도 대사와 스토리를 만드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어찌보면 인형놀이는 소녀들에게 현실 밖 환상의 세계이고, 그런 세계들을 만들어가는 창작 활동을 어린이들이 즐긴다는 것이 참 놀라운 일이다.
나를 닮아 역할 놀이와 인형 놀이를 좋아하고 매일같이 빈 종이에 시나리오(?)를 쓰는 우리 딸에게 ’그날 밤 인형의 집에서’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빛이 가득한 표지.
집에서 나오는 인형의 표정에 도대체 그날 밤 인형의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호기심이 절로 생긴다.

인형을 만들고 수선하는 인형 할머니의 작업실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타샤튜터나 포터 여사를 떠올리게 되는데, 마무리에 이 두 분이 인형 할머니의 롤모델이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특히 이 책은 삽화가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동양적이면서 서양적이고,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운 신선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이다.

따뜻한 색감이 더욱 눈길을 끈다.
인형 할머니가 만들고 수선한 인형 하나하나의 사연에 대해 다루다보니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색채가 스토리와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지구 방방 곡곡의 인형들이 인형할머니에게 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을까?
각각의 인형들이 겪은 사연들이 펼쳐지는데, 산전수전 다 겪은 인형들의 고충에 우리의 현실이 담겨있기도 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 사진.
이제 가족이 된 인형들의 사진이다. 한쪽 눈을 감은 멋쟁이 아빠 인형과 인디언 엄마 인형, 엔디와 잉에가 한 가족이 되는 날.
책을 읽다보면 가족이 된 각각의 인형들의 사연에 빠져들어 이 가족사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비록 인형이지만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타샤 튜터의 삶을 동경하고 포터 여사에 관한 책과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던 나에게도 무척 흥미로운 스토리였고,
인형 놀이를 좋아하고 연극 대본 쓰기, 카툰 그리기 같이 스토리를 꾸미는 일을 즐기는 딸아이에게도
아주 재미있고 몰입이 되는 책이었다. 초등학교 여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빠져들만한 이야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