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책이라고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

시리즈 구스범스 31 | R.L. 스타인 | 그림 더미 | 옮김 이원경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고릴라박스 | 출간일 2018년 4월 5일 | 정가 9,000원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이런 장르를 미치도록 좋아한다.

어린 시절, “전설의 고향”을 볼 때도

이불 속에서 소리만 들어도 두려운 걸 기어이

손가락 사이로 다 보고 말았던 사람이 바로 나다.

물론 그날 밤은 바로 악몽 당첨이었다.

7살 정도 되니 아이들에게도 “공포”라는 개념이 생기더라.

그래서 우리 집 아이는 “햇님과 달님”을 못봤었다.

아주 어릴 때는 “아기 돼지 삼형제”도 금서였었다.

표지만 봐도 소리를 지르며 무서워해서 아예 숨겨놓기도 했었다.

구스범스는 해리포터 시리즈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린 어린이책이다.

그 명성이야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무서운 이야기라면 질색을 하는 아이 덕분에 읽을 생각을 안했던 시리즈다.

이번에 고릴라박스에서 구스범스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31번째 이야기 “공동묘지의 악령”이다.

1992년 출간된 이래 무려 100권이 넘게 출간된 인기 시리즈.

2015년에는 구스범스가 영화로도 나왔었다.

영화등급은 12세 이상.

(이 등급이 맞다. 그 이하 아이들에게는 너무 무섭다.)

아….표지부터 지나치게 무섭다.

제목도 [공동묘지의 악령]이다.

이 장면을 보고 전설의 고향 “내 다리 내놔라.”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적어도 40대!

나 진짜 이 그림 보고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

글 재주가 있는 스펜서는 늘 작가를 꿈꾸는 범생이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는다.

어느 날, 공동묘지의 악령에 관한 글을 발표하게 되고,

그 글을 들은 선생님이 공동묘지 견학을 제안한다.

공동묘지에 간 스펜서는 우연히

악명높았던 오스왈드와 마틴 형제의 비석을 쓰러트린다.

그리고 그 악령들에게 몸을 뺏기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악령에게 몸을 뺏긴 스펜서는 영혼이 된 채 떠돌다

쥐, 고양이, 동생의 몸에 차례로 들어가며 몸을 찾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살아 생전 악행으로 악명을 떨쳤던 오스왈드와 마틴은

온 마을을 개난장판으로 만들어놓는다.

(스티븐 킹의 데뷔작 “캐리”에서 캐리가 친구들에게 복수를 하는 수준이다)

 

이 책 다 읽고 그 날밤에 난 또 악몽 당첨!

‘초등학생들 읽는 책이 무서워봤자 얼마나 무섭겠나’라는

생각으로 덤볐다가 큰 코 다쳤다.

겁나 무섭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포우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

한동안 공포에 시달렸던 때처럼 이 책도 꽤나 후유증에 시달릴 듯하다.

초등 고학년은 돼야 볼 만한 책이다.

저학년 아이들, 특히 이제 막 공포에 눈 뜬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