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

연령 7~12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06년 6월 30일 | 정가 12,000원

아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책이다. 미술에 관심이 많기도 해서 더 재미있게 읽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미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대중적인 화가 반 고흐의 일생과 그림을 아이들이 즐겁게 찾아갈 수 있도록 꾸며진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든다. 겉표지부터 안까지 골고루 정성을 쏟고 애정을 들여서 만든 책이라는 게 느껴져서 좋다.

책을 읽으면서 마법의 미술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다. 엘리베이터도, 미술관 구석구석도 너무 신기하다. 작가는 어떻게 미술관을 그렇게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만들었는지, 그 상상력이 놀랍다. 정말 이런 미술관이 있다면 꼭 가서 과거로 가보고 싶다. 어떤 시대, 어느 화가의 작업을 엿볼까 상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천재인 다 빈치의 집에도 가 보고 싶고, 빛의 화가 모네의 정원에도 가 보고 싶다. 정말 이런 미술관을 누가 좀 만들면 안 될까?

이 책은 독자를 모험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물감 도둑이 고흐의 물감을 훔치기 시작하자 현실의 그림 속에 그림들이 희미하게 사라져 버리는 이 기막힌 일을 미술관장과 독자, 강아지 파블로가 해결한다. 독자가 이들과 어디든 같이 다니고 있는 느낌이 들도록 해서 아슬아슬하고 긴장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게다가 책 속에는 편지와 확대경, 보물 지도가 있는데 이것을 이용해서 고흐의 믈감을 찾으라고 하니 더 신이 날 수 밖에 없다. 그냥 죽 페이지만 넘기는 단순한 읽기가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그리고 고흐의 유명한 그림들까지 만날 수 있으니 정말 행운이다. < 별이 빛나는 밤에 >는 정말 색이 너무 멋지다. 고흐가 그린 자화상도 여러 개가 보이는데 공통점이라면 수염과 강한 눈매, 말라 보이는 얼굴이다. 돈만 생기면 물감을 샀다는 고흐의 이야기를 읽고 봐서 그런지 마른 얼굴이 안 돼 보였다. 그렇게 목숨처럼 그림을 그렸는데도 당시의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았으니 참 고독하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나마 동생 테오가 알아주었으니 그림을 그릴 힘이 있었을 것이다.

고흐가 화가가 되기 전에 다른 직업을 가졌다는 것도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정말 고흐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았다. 돈도 없고 자기 그림을 누가 인정한 것도 아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자기 예술혼을 불태우고 간 사람이다. 그랬기 때문에 지금은 최고의 화가로 인정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책 속의 물감 도둑과는 참 대조되는 면이다. 물감 도둑은 자기 자신의 그림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좋아할 만한 것만을 그리려는 돈만 밝히는 화가였다. 그래서 미술관 관장이 그 사람의 그림을 싫어했는데 그 일로 앙심을 품고 고흐 그림에서 색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어리석은 사람이다.

‘색의 암호를 풀어라’는 부분도 참 재미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독자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있다.

아이들에게는 전기문이 제일 인기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만들면 아주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딱딱한 전기문도 아니고 완전히 허구로만 만들어진 동화도 아니고…이 둘을 넘나들면서 우리를 재미로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