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찍는 다큐멘터리 제 2

연령 10~11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1999년 10월 25일 | 정가 8,000원

내가 찍는 다큐멘터리 제 2부- 유일한 낙을 가진 라디슬라스

이번에는 라디슬라스라는 아이를 보게 되었다. 학원을 매우 많이 다니는 똑똑한 소년이라고 한다. 그리고 최근에, 놀기 과외라고 수요일에 한번 노는 때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제서야 놀 수 있게된 라디슬라스의 소감을 듣기 위해 취재하러 갔다. 아, 역시나 그 집은 매우 으리으리하다. 하인이 상당수가 나와 반겨준다. 안에는 아이가 벌써 기다리고 있었다. 분위기가 잡히고, 취재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공부만 하다가 처음으로 놀게 된 소감이 어때요?”

“으음… 왠지 마음이 편안해져요. 공부 외에도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9까지 전 노는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그렇지만 앙투안, 내 좋은 친구를 통해서 난 행복해질 수 있었지요.”

“그 앙투안이라는 친구는 어때요?”

“저를 유일하게 이해해 주는 친구에요. 반에서 모두 제가 공부만 좋아하고 놀지도 못하는 아이라고 따돌리지만, 앙투안만은 유일하게 날 받아주어요. 어쩌면 날 좋아한다는 느낌도 들어요.”

“만약 그 친구가 좋아하는게 아니라면요?”

“상관은 없죠. 전 단지 친구가 필요해요. 마음의 평안을 달래줄 수 있는 친구요. 앙투안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만화책도 보면서 놀면 정말로 기분이 좋아요.”

이 대화를 통해, 이아이가 아주 심한 왕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공부잘하는 학생들은 왕따를 받고 결국 사회에서 인생 낙오자가 되기 마련이다. 그치만 아이는 그나마 그런 구덩이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이번에는, 라디슬라스의 아버지를 취재하였다.

“혹시 라디슬라스를 한번 쯤은 휴식을 취하게 할 생각은 없었나요?”

아버지는 한참동안 입을 다물다가 겨우 말하였다.

“휴… 전혀 생각지 못했죠. 그냥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는 것 같아서 공부를 하는게 진정한 행복이라고만 알고 있었죠. 그렇지만 라디슬라스는 처음으로 놀고온 날 아주 행복해 보이더군요. 전 그때 공부만이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지요. 그래서 그 때부터 라디슬라스를 놀게 해 주었어요.”

이 말을 듣고, 난 충격적이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이렇게 생각할거라고 잠깐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우리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병태는 원래 서울학교에서 매우 공부를 잘하던 모범생이였는데 시골학교에 전학오니 그저 그런, 아니 오히려 말썽꾸러기로 전락해 버렸다. 그 이야기와 이 라디슬라스라는 아이의 경우가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왕따였던 점, 공부를 잘한다는 점. 물론 라디슬라스는 공부를 잘하지만 겸손했으나, 병태는 비겁한 면이 있으면서 이기려는 면도 보인 차이 점이 있었지만 말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를 위해서라면, 나의 이 방송을 꼭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봉초 4학년 최 상철